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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늬만 유치원’ 영어유치원, 개원 강행에 학부모들 “심란하다”
학부모들 “학교들은 방역을 안 해서 개학 미룬 것이 아닌데”
교육부 “법령상 개학 연기 강제 수단 없어…관리·점검할 것”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모든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에 대한 3차 휴업 권고를 내린 지 일주일가량이 지났지만, 일부 유아 대상 영어 학원(영어 유치원)이 개학을 강행,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김용재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교육부가 전국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3차 추가 개학 연기를 발표한 지 일주일가량 지난 가운데, 일명 ‘영어 유치원’이라 불리는 일부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이 개원을 강행해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은 총 558개로 집계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영어를 포함, 월 4800분 이상 수업을 진행하는 서울 시내 유아 대상 외국어 학원은 지난해 말 기준 180개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치원이 아닌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상 학원으로 분류돼 교육부 개학 연기 지침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개인 사설 업체들이다. 교육부 차원에서 이들의 휴원을 강제할 법적 구속력도 없다.

영어 유치원들이 저마다 기준으로 일정을 조정해 교육부의 휴업 명령 기간보다 일찍 개학에 나서면서 학부모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세종의 한 영어 유치원을 다니는 6세 자녀를 둔 학부모 A(37) 씨는 “4월 6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3차로 개학을 연기하고 연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안전 문자가 울리는데도 아이가 다니는 영어 유치원은 지난 23일 개학을 강행했다”며 “외부인을 차단하고 아이들의 안전 교육과 위생 교육에 힘쓰겠다는 공지만 올라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아이를 포함한 대부분 아이들은 4월 6일에 등원하겠다고 얘기를 했지만 유치원 측은 다음 주에는 정상적으로 진도가 나간다고 한다”며 “다음 주에 나오라는 무언의 압박인가 싶다”고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영어 유치원의 개학 강행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맘카페의 이용자는 ‘영어 유치원 오후반을 4월 1일에 개학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개학일에 맞춰 등원하겠다고 했지만 불안하다. 코로나19가 원망스럽다’는 글을 게시했다. 지난 19일 경기 용인 지역 한 온라인 맘카페의 이용자는 ‘3월 30일에 개학한다고 연락을 받았는데 영어 유치원 앞에 교회가 있다. 방역하고 마스크 쓴다지만 다른 데는 그럴 줄 몰라서 초중고, 유치원, 어린이집 전부 휴원하는 게 아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보내도 걱정 안 보내도 걱정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라 말 듣는 일반 유치원을 보낼 걸. 심란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법령상 학원으로 분류되는 영어 유치원은 제도적으로 개원을 막거나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며 “계속 휴원을 권고하고 시도 교육청 등과 방역, 점검 등에 나서고 있지만 휴원을 강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영어 유치원은 학원법상 학원으로 등록된 개인 사설 업체로 개학 연기 지침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휴원 권고 후 방역 소독이나 예방 조치 등을 잘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고 이후 개원하는 곳도 마찬가지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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