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용산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학교 보건실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듭된 개학 연기와 불투명한 학사일정으로 수험생들의 불안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학습의 기조를 잃지 말고 주어진 시간을 현명히 활용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지금의 학습 공백 기간이 여름방학 등으로 예정된 기존 시간을 앞당겨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자기소개서를 미리 작성할 필요가 있다.
▶짧아진 여름방학 대비, 자기소개서 작성해야=대부분의 수험생은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뒤 여름방학을 틈타 본격적인 자기소개서 작성에 들어간다. 학기 중에는 학교생활 및 내신 관리에 치중하느라 자기소개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기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개학이 5주나 밀리면서 수업시수 확보를 위해 여름방학 단축이 불가피하다. 수험생에게 여름방학은 자기소개서 작성 외에도 수시 지원을 위한 최종 전략을 수립하고 준비하는 시기다. 여기에 더해 수능 대비를 위한 학습도 겸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름방학의 단기화는 그 만큼 대입 준비를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은 지금의 개학 연기에 따른 공백 기간을 여름방학의 일부라 생각하고, 그 즈음 해야 할 일 중 가장 먼저 시작 가능한 ‘자기소개서 작성’에 매진해야 한다. 3학년 1학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자기소개서의 주된 내용이 될 활동의 대부분은 앞서 보낸 4개 학기를 골자로 하는 경우가 많아 초안 작성에는 무리가 없다. 미리 자기소개서 초안을 작성해 주면, 여름방학 단기화로 인한 대입 준비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자기소개서 문항 분석·학생부 검토 마쳐야=수시 원서접수 기간을 앞둔 무렵에는 촉박한 시간과 자기소개서에 대한 부담감으로 작성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와 심적 부담이 덜한 지금 자기소개서 작성을 시작해 실전에서의 압박을 덜어야 한다.
지금 당장 한편의 ‘완성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다. 소위 말하는 ‘잘 쓴 자기소개서’나 ‘자기소개서에 들어가면 안 되는 말’ 등의 제약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자기소개서 초안을 작성한 다음, 틈틈이 이를 수정 및 보완하며 대학별 맞춤 자기소개서를 완성해가는 장기 전략을 실천해보자.
자기소개서는 기본적으로 대학교육협의회가 지정한 세 문항을 공통문항으로 하고 있으므로, 각 문항이 수험생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해보자. 학교생활기록부 및 그간의 학업 과정 속에서 각 문항에 적절한 활동을 선별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서울대나 성균관대 등 소위 ‘4번 문항’이라 불리는 자율문항이 자기소개서에 포함된 대학을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이라면, 추후 이 4번 문항 작성을 위한 시간 확보를 위해 지금 이 시점에서 1~3번 공통문항 정도는 어느 정도 작성을 마쳐두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 초안 작성법=자기소개서의 기본 토대는 그간의 학교생활 과정 및 관심 대학·학과, 진로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분석이다. 먼저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및 해당 대학의 수시전형을 조사하자. 모든 대학이 자기소개서에서 공통문항을 적용하고 있지만, 어떤 전형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각 문항에 대해 대학이 요구하는 서술은 다를 수 있다. 각 대학의 홈페이지에서 수시 모집 요강,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 자기소개서 관련 자료를 찾아 해당 대학이 어떤 인재상을 추구하고 있으며 무엇을 주된 평가요소로 삼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희망 학과의 커리큘럼 및 졸업 후 진로 등을 조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 대학의 전공별 홈페이지에는 그 학과의 4년간의 커리큘럼이 상세히 게재돼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 전공 관련 국내·외 이슈 등도 확인해볼 수 있다.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및 전공이 관련 학문 중에서도 특히 어느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지, 이를 내 학교생활 및 관심 분야와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한다면, 더 다채롭고 특색 있는 자기소개서 작성이 가능해진다.
좋은 자기소개서는 ‘잘쓴 글’이 아닌, ‘좋은 소재를 다룬 글’이어야 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 작성의 8할은 꼼꼼한 학교생활기록부 복기를 통해 각 문항 소재로 활용할 만한 활동을 선별하는 작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학년 1학기부터 차례로 학교생활기록부를 꼼꼼히 살펴보며, 시간순으로 그간의 내 학교활동 및 학습과정, 학교생활기록부엔 적히지 않았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의미 있었던 일들을 자유롭게 정리해보자.
처음부터 자기소개서에 작성될 만한 소재를 찾는데 얽매이기보단, 지금까지의 내 학교생활을 돌아본다는 느낌으로 최대한 꼼꼼히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목표를 두는 게 좋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금부터 개학까지 약 2주간은 자기소개서 초안 작성으로만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게 될 것”이라며 “초안에 대한 세부 보완작업은 1학기 학교생활을 전개하면서 틈틈이 보완하고, 3학년 1학기에 특기한 활동이 있다면 초안에 담아낸 핵심주제의 방향을 잃지 않는 선에서 추가 내용을 반영해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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