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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맡긴 부모님 걱정” 맞벌이부부 ‘한숨’
4월개학 후폭풍 ‘일파만파’
수능 연기론 싸고는 찬반 팽팽
교육부 “수능시험 연기도 검토”
수험생들은 찬반 의견 엇갈려

교육부가 지난 17일 “전국 초중고의 개학을 오는 4월 6일로 늦추겠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 연기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장기적으로 교육·보육 현장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수능 연기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개학 연기에 대해서는 자녀를 맡길 데가 마땅치 않은 맞벌이 부부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수능 연기에 반응 엇갈린 고3=서울 은평구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최모(18) 양은 “개학을 연기한 만큼 수능도 연기해 줘야 한다”며 “왜냐하면 여름 방학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계획해 뒀는데 방학이 줄면 그 계획에 차질이 생겨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어 “내신에서 부족한 점을 방학에 보충하고 싶은데, 그 기간을 줄이는 게 오히려 수험생들에게는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연기에 부정적인 학생들도 있다. 은평구의 또 다른 학교 학생인 성모(18) 양은 “다음 해부터 수능이 조금 바뀐다고 알고 있다. (새 수능)준비에 부담이 된다”며 “방학을 줄이거나 개교기념일 등에도 조금씩 수업을 하더라도 수능이 미뤄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교육 공백’이 생긴 만큼 수능 연기는 불가피하다고 하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4년 전 포항 지진 사태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가 된 적이 있다”며 “한 달 이상의 교육에 대한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수능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건 맞지 않다. 고3 수험생들 시험 망치라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여름 방학도 줄어들게 되면서 학생들이 수능을 준비할 시간이 없을 것”이라며 “수능을 최소한 2주는 연기해야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개학 늦춰지며 부담 커진 맞벌이 부부=올해 초등학교 1학년(7)과 4학년(10), 두 딸을 둔 임모(42·여) 씨는 “최근에 아이들끼리 집에 있다가 불이 난 사고도 있지 않았나.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부산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워킹맘인 임 씨는 직장에 가 있는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자녀들끼리 집에 있게 한다. 최근 어린이집을 통한 긴급 돌봄 서비스가 강화돼 출근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임 씨는 “강하게 키운다고 ‘작은 애한테 농담처럼 엄마가 없으면 언니랑 살아야 돼’라고 말하고는 했는데, 실제로 상황이 벌어졌다”며 “아이를 두고 나서면서 집에 각종 전기제품들 등 화재가 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다 따져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정 부모님께 맡기는 것을 고민하던 차에 (4월 6일로)개학이 연기됐다는 발표 후에 결국 오늘(18일)부터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에서 사는 정모(34) 씨도 남편과 번갈아 남은 연차를 소진하며 아이를 돌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부부가 낼 수 있는 연차도 고작 일주일에 하루 정도다. 어린이집 휴원, 베이비시터 사직, 시어머니의 건강 문제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정 씨는 “시어머니가 어린이집이 휴원을 하면서 한 달째 아이를 보고 있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 하신다”며 “언제까지 맡 아달라고 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피로감을 표시하는 가정도 있다. 이번 사태로 재택근무를 한다는 경기 부천 거주의 B(36) 씨는 “재택근무하면서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많아지고 피로감도 계속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개학 연기 자체는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기간 동안 마스크 물량 확보, 아이들 안전 문제 등을 완벽하게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병국 기자, 박재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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