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수업 없이 재택수업 원칙’ 당일 교육부 방침과 ‘충돌’
학생들 “누가 원격강의 듣겠나…확진자 나올까 우려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에 마련된 공인회계사(CPA) 1차 시험장에 응시자들이 차례로 입장하는 모습. 응시자 외에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놓여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육부가 대학들의 재택 수업을 원칙으로 삼도록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발표 당일 서울 주요 사립대가 이에 반하는 방침을 공지해 강행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홍익대는 지난 2일 밤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20학년도 1학기 동안 학부 전 과목을 대면 강의와 원격 강의를 병행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홍익대는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수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개강 후 2주까지 원격강의 수강을 출석으로 인정한다. 해당 방침에 따르면 개강 3주차인 오는 30일부터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수업에 참석한 학생은 결석 처리된다. 다만 대학 측은 ‘코로나19 발생 동향에 따라 원격강의 출석 인정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홍익대의 방침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반발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학생은 “이러면 다 ‘현강(현장 강의)’ 가지, 누가 원격 강의를 듣겠나”라며 “이래놓고 개강 후 홍대 학생 중 확진자가 나오고 학교에서 전염되면 현강 왔다고 감염자 학생 개인 탓 할 것 아니냐, 사실상 16일 개강이다”라고 항의했다.
감염병 확산이 진정될 때까지 대면 강의가 아닌 온라인 강의를 하라는 정부 방침과 홍익대의 방침이 정면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일 오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종식 시까지 (대학에서)등교에 의한 집합 수업을 하지 않고 재택 수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익대 당국은 그로부터 약 4시간 후 이 같은 정부 방침과 반대되는 ‘오프라인 강의실 수강 원칙’을 담은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에 대해 홍익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원격 강의 운영에 대해서는 온라인 강좌도 현재 준비하고 있고, 의견을 수렴해 최대한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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