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게 의미있는 행사” vs “안전이 최우선” 입학예정자들 의견 분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에 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안내문. [서울대 제공]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주소현·홍승희 수습기자]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완화됨에 따라 “졸업식·입학식 등 집단 행사를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방침을 바꿨다. 다만 각 대학은 일단 취소한 행사를 다시 개최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새내기들 사이에서도 ‘추억’과 ‘안전’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17일 교육계와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14일 교육부는 “현재는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을 막고 지역사회 전파 차단에 집중하는 시기로, 집단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성은 낮다”는 중앙방역대책본부·중앙사고수습본부의 지침을 대학에 공문으로 전달했다. 지난 5일 교육부가 내린 졸업식·입학식 등 집단 행사 자제 권고를 번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내려진 지침에 따라 단체 행사를 취소한 대학들은 난감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 졸업식·입학식 취소를 이미 발표한 A대 관계자는 “각 단과대학이 행사에 쓰려던 비용을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 비용으로 쓰기로 이미 결정했다”며 “다시 하려면 하겠지만, 원래 생각했던 규모의 행사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B대 관계자 역시 “졸업식·입학식 취소, 개강 연기 등이 모두 학사일정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이미 취소한 것을 다시 번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학부모 등 외부 인원이 캠퍼스 안에 몰려드는 것 역시 부담”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현재 서울 주요 대학 가운데 경희대만이 “졸업식·입학식이 학생 개인에게 중요한 행사란 의견이 있어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지는 3·4월에 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졸업식 간소화 이후 대학 입학식·오리엔테이션(OT) 취소를 맞은 대학 새내기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우선 입학식 강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딸이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다는 김모(51) 씨는 “입학식이 취소됐다는 말을 듣고 아쉬워서 눈물이 다 나더라”라며 “어차피 개강도 연기한다는데 3월 초·중순에라도 입학식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연세대 불어불문학과에 입학 예정인 신모(21) 씨도 “졸업식·입학식이 누군가한테는 굉장히 기억에 남을 행사다. 다시 열리길 희망하고 있다”며 “보건당국이 권고를 내렸으면 위험성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입학식을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았다. 같은 과에 입학예정인 박모(19) 씨는 “아직 조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단체 행사가 열리면 확진자가 또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물론 입학식에 가고 싶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대 스포츠과학부에 입학 예정인 이모(19) 씨도 “(단체행사 개최를) 번복해도 좀 찝찝할 것 같다. 아직까지 사람 많은 곳은 피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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