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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국감] 박용진 “지도 교수 갑질 여전…솜방망이 처벌마저 없어”
“교원소청심사위, 솜방망이 처벌마저 징계취소 내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서울 소재 명문대학 교수가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을 침해해 학교 측으로부터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으나 소청심사를 통해 징계 취소 결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소청심사 인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수의 비위가 심각함에도 대학 징계 서류에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며 서류심사로만 징계 취소를 결정하는 등 절차상 하자로 학교의 징계가 취소된 사례가 드러났다.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A씨는 지난 2017년 자신의 지도 교수를 학교 측에 신고했다. 잦은 폭언에다 중학생 아들에게 토플을 가르치라며 개인 과외를 요구했다는 이유였다.

해당 교수는 서울 신촌에 위치한 모 대학 영문과 교수로 ‘네가 우리 자녀 좀 가르쳐 줘라. 그런 다음에 내가 논문 지도 하겠다’라는 말을 했지만 논문 지도보다는 교수의 사적 행사와 프로그램에 지도학생을 동원하기까지 했지만 과외 수업료는 물론 교수 행사와 관련된 어떤 인건비도 지불하지 않았다.

피해자 A씨에 따르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 교수와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해당 교수는 또 다른 대학원생 피해자 5명에게 미국 유학 중인 자신의 딸로부터 유료로 영어 발음 수업을 듣게 했는데 학생들은 사실상 유도했다고 주장한다. 수업 시간에도 “누구누구 씨는 발음이 큰일이야. 발음교정이 필요해”라 하면서 “딸이 발음 지도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독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해당 교수가 윤리 기본규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1월,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린 바 있지만 그 이후로도 학생들 마음고생은 계속됐다.

해당 교수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찾아가 자신에게 내려진 징계가 부당하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19일 내려진 결정문에서 대학 징계 서류에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며 서류심사로만 징계 취소 결정을 내렸다. 징계 행위는 인정되지만 징계과정에서의 하자가 있다며 학교 측에서 내린 감봉 2개월을 취소하라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주문했다.

현행법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0조의3에 따르면 “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처분권자를 기속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학교 측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부당하더라도 이를 따라야 한다.

결국 학생들의 용기 낸 제보가 학교 측의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으로 감봉 2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마저 취소되는 일이 벌이지게 된 것이다.

박용진 의원은 “최근 5년간 교원소청심사가 인용된 건수를 보면 1195건으로 전체 처리건수는 3552건이나 된다”며 “이중 모교수 갑질 건과 같은 절차상 하자에 해당하는 사례는 342건이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교원소청심사위가 처리해야 할 건수가 많아 면밀히 살펴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겠지만, 대학과 교육당국이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를 보여 오히려 학생들의 용기를 더 무색하게 만들고 대학 사회에 뿌리 깊은 갑질 문화를 바로 잡는데 오히려 방해했다고 본다”며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부 장관에게 질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월부터 교육신뢰회복단을 추진하면서 갑질신고센터 운영을 시작해 현재 피해사례를 접수 받고 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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