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지원 교수 입학업무서 배제
조국 법무부 장관 딸 대학입시 의혹으로 정부가 대입 제도 개편에 나선 가운데 당장 올해 진행되는 2020학년도 대학 수시 평가에서 공정성 확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20학년도 대입에서 수시전형 비중이 역대 최대급이라는 점에서 수시 평가에 교육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에서 전체 모집인원 34만7263명의 77.3%인 26만8536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전년도(76.2%)보다 1.1%포인트 늘어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조국 장관 딸로 촉발된 입시 부정 의혹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대입에서 최대 화두는 수시 평가의 공정성이다. 학종은 잠재력 있는 다양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긍정적 취지에도 부모의 경제력과 인맥, 사회적 지위가 자녀의 대학 진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학종 준비와 평가에서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 나아가 돈과 컨설턴트가 입시의 당락을 좌우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장 2020학년도 대입부터 수시 전형의 공정성 확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대는 입시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2020학년도부터 소속 교수의 자녀가 대입 전형에 지원하는 경우 해당 교수를 입학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2020학년도) 올해 수시 전형부터 자녀가 본교에 지원한 교수들을 입학 관련 업무에서 사전에 배제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가족사항 조회 및 개인정보 열람 동의를 받고, 연말정산 자료 등을 기반으로 자녀의 본교 지원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들은 소위 입시컨설턴트의 손이 탄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등을 배제하기 위해 자소서보다 학생부를 세밀하게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 입학사정관은 “그동안 많은 자소서를 보면서 학생 수준 이상의 자소서를 많이 봤다”며 “공정한 평가를 위해 자소서보다는 학생부를 세밀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입 공정성 논란으로 많은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부 평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봉사활동에 대한 평가도 더욱 세밀해질 전망이다. 학생부에는 교외활동이나 그에 따른 수상 기재가 원천적으로 막혀있다. 그러나 봉사활동 시간 확인을 위해 기재되는 봉사단체와 설명으로 간접적으로 학생의 교외 활동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 많았다. 가령 해외봉사를 주로 하는 단체의 활동이나 국회 관련 단체들의 봉사활동으로 학생들의 교외 활동을 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 입학사정관은 “그동안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의 다양한 교외활동 실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앞으로 사회적 약자나 배려심에 기반한 장기적이고 정기적인 봉사활동에 더 중점을 둬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gr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