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수시모집은 전체 모집인원의 77.3%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수시 입학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
2020학년도 4년제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내달 6일부터 시작된다. 이번에 수시로 뽑는 인원은 26만8776명이다. 전체 모집인원(34만7886명)의 77.3%를 수시로 선발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4085명이 증가한 것으로 ‘역대급’이다.
그러나 정부가 정시모집 확대 방침을 정하면서 수시모집 정원은 올해를 끝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수험생은 올해 마지막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이미 수험생들은 올해 수시 모집에 대비한 지원 전략의 얼개 정도는 마련해놨을 것이다. 오는 9월4일 실시되는 모의평가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 원서 접수에 나서게 되는데 지난해와 같이 매우 촉박한 일정이다. 9월 모평 이후 짧게는 1일, 수시지원 마감일까지 길게는 6일 동안 수시 지원을 마무리해야 한다.
▶학생부 전형 강세 여전=2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대학 수시모집은 학생부 교과 성적에 의해 선발하는 학생부 교과 전형과 비교과, 교과, 학생역량, 면접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학생부 종합 전형, 논술 전형, 특기 등 실기 위주 전형으로 실시된다.
특히 올해 수시모집에서도 학생부 위주 전형의 강세는 여전하다. 올해 수시모집 인원 26만8776명 중 23만2513명(86.5%)을 학생부 전형으로 선발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이 14만7345명, 학생부종합전형이 8만5168명이다. 학생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논술과 실기 위주 전형으로는 각각 1만2146명, 1만9377명을 모집한다. 논술 위주 전형은 전년 대비 모집 인원이 1164명 줄었다.
고른기회전형 모집 인원과 선발 비율은 늘어나고 있다. 2018학년도 4만306명(11.6%)에서 2019학년도 4만3371명(12.4%), 2020학년도 4만6327명(13.3%)으로 증가세다. 고른기회전형은 특성화고 졸업자, 특성화고 등을 졸업한 재직자, 국가보훈대상자, 농어촌학생,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지원 대상자, 장애인 등을 위한 전형이다. 해당 지원 자격을 충족하는 수험생은 적극적으로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학생부·비교과·수능 등 철저한 분석이 중요=성공적인 수시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평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 성적, 서류 및 면접 등 비교과 영역,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정시에서 수능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원권 등의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 모두 우수하다면 학생부 교과 전형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논술 전형이 모두 지원 가능하며, 비교과 영역 준비도에 따라 학생부 종합전형도 가능하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정시 대학 수준과 비교해 수시 지원 대학을 상향해서 선택하되, 논술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체크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 또 수능에 비해 학생부 성적이 우수할 경우에는 수시모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시모집 인원의 54.8%를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뽑기 때문이다.
반면 학생부에 비해 수능 성적이 우수하다면 수능에 집중해 최대한 성적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유리하다. 수시모집에서는 논술 준비도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 논술 전형에 지원해볼 수 있다. 또 학생부 성적이 4등급 이내라면 비교과 영역의 준비도에 따라 학생부 종합전형에도 지원해볼 수 있다.
▶대학별 모집요강 꼼꼼히 살펴야=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파악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수시 모집 대학별 모집요강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학생 선발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모집 요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입시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먼저 전형일정과 선발인원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별 고사나 면접 실시가 수능 전일 경우 수험생의 컨디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수능 후의 대학별 고사나 면접은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지원자격과 전형방법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전형방법은 각 전형이 어떤 요소로 학생을 평가하는지 보여준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변화 많아=2020학년도 수시모집의 변수는 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에 변화를 준 대학이 많다는 점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대학으로는 연세대(논술전형, 학생부종합-활동우수형)와 서강대(학생부종합-학업형), 한국외국어대(학생부교과전형) 등이 있다. 반대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새로 도입한 서울 소재 대학도 있다. 건국대(논술전형), 국민대(학생부교과전형), 성신여대(학생부교과전형) 등이 대표적이다.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유무는 실질 경쟁률과 직결된다. 상위권 대학 논술전형은 평균적으로 전체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실질 경쟁률은 표면적인 경쟁률의 30~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되면 지원자 모두가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게 돼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20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의 또 다른 특징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요소가 간소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추천서 폐지, 자기소개서 폐지(또는 자율문항 삭제) 등 제출 서류를 간소화하는 대학이 늘어났다. 내년부터 학생부 기재 내역이 간소화되는 것을 대비해 대학들이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제출 서류가 간소화됐음에도 면접 등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은 학생부를 해석하는 방법이 확고하게 정립된 대학일 가능성이 크다. 서류를 간소화하면서 면접을 유지하는 대학은 면접 변별력을 키워 학생의 개별 역량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수험생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각 전형 평가 요소가 어떻게 구성됐고, 전년도 대비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최적의 조합 찾아라=입시 전문가들은 자신이 강점을 가진 전형 요소를 분석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시 지원은 학생부 성적, 서류나 면접 등 비교과 영역 준비와 함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정시에서 수능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원권 등의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험생은 최대 여섯 곳의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6개의 수시지원 카드는 보통 상향 2장, 적정 2장, 안정 2장으로 나눠 활용한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고3 수험생이 전년에 비해 6만명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상향 지원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나치게 위축돼 안정·하향 지원하기보다는 자신을 갖고 도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