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에 직접 경공모 회원 공직 임명 요구한 점 인정돼
필명 '드루킹' 김동원씨. [연합]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포털 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50) 씨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공범관계로 지목된 김경수(52)경남도지사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조용현)는 14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 댓글조작 등 혐의로 받은 징역 3년6월에서 일부 감형된 결과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는 킹크랩의 개발과 운용을 지시하고 이를 통제 관리해 댓글 순위 조작 사건에 대해 최종적이고 궁극적으로 책임져야할 주범”이라고 밝혔다. 이어 “킹크랩 프로그램 이용해 공감·비공감을 조작한 것은 실제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 누른 것처럼 포털 서버에 허위 정보를 전송하고 입력한 것”이라고 유죄로 인정했다. 또 재판부는 드루킹 김 씨가 김경수 지사에게 댓글 순위조작 범행에 대한 대가로 경공모 회원에 대한 공직 임용을 직접 요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김 씨가 고(故) 노회찬 국회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공여한 목적에 비춰볼 때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재판과정에서 노 의원이 실제로 사망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정치자금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수사기록에 의하면 노 의원이 사망했다는 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김 씨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이어가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한 점을 감안하면 1심이 내린 양형은 부당하지 않다고 봤다.
드루킹 김 씨 등은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기사 8만여개에 달린 댓글 140만여개에 공감·비공감 클릭 9970여 만회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김 씨는 지난 2016년 3월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을 기부하고, 김 지사의 전 보좌관 한 모 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며 500만원을 건넨 혐의도 있다.
1심은 드루킹 김 씨에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6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드루킹 김 씨에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1년, 업무방해 등으로 징역 7년이다.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