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시비 붙은 상황서, 출동한 警 사건처리에 불만품어
警, “낮밤, 배달업 하는 건실한 분.. 상해 깊어 구속영장 신청”
의문의 남성 자료사진.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경찰관의 사건처리에 앙심을 품고, 편의점 강도로 위장한 뒤 출동한 경찰관에게 칼로 상해를 입힌 40대 남성에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남성은 이날 술집을 세차례 옮겨가며, 소주 3병반과 양주 1병을 마셨고 자제력을 잃은 상황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포천경찰서는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힌 운송업자 A(47) 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혐의로 입건하고 7일 구속영장을 신쳥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7일 오전 4시50분께 포천시의 한 편의점에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각각 40바늘과 50바늘을 꿰메는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A 씨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은 전날 밤부터 마신 술의 영향이 컸다. A 씨는 전날 지인과 만나 소주 3병을 나눠마신 뒤, 이후 2차에서 치킨집으로 이동해 소주 2병을 혼자 마셨고, 3차에서 다시 양주 2병을 술집 직원과 나눠마셨다. 소주 3병반과 양주 1병을 이날 마신 것이다.
A 씨는 3차에서는 술값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술집 직원과 시비가 붙었고, 술집 측은 “A 씨가 술값을 내지 않는다”면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한 경찰관은 ‘원만히 합의를 하라’며 사건을 처리하고 복귀했다. 하지만 A 씨와 술집 측의 다툼은 바로 해결되지 않았다. 이후에는 A 씨가 술집 측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관은 다시금 현장에 출동해야 했다.
A 씨는 두차례 경찰이 출동해서 진행한 사건처리에 앙심을 풀었다. A 씨는 술집에서 나가 인근 편의점에서 공업용 커터칼을 구입했고, 편의점 직원에게 “경찰에 강도가 들었다는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황한 편의점 직원은 “손님이 편의점에 강도가 들었다고 신고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관들은 A 씨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출동했다.
이후 경찰관이 출동하자, A 씨는 구입한 칼을 휘둘렀고 경찰관들의 얼굴에 상해를 입혔다. 경찰관은 테이저건을 쏘아 A 씨를 제압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아픈 아내와 대학생 아들을 둔 집안의 가장이었다. A 씨는 “커터칼을 구입한 것까지는 기억이 나지만, 경찰관에게 칼을 휘두른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포천경찰서 관계자는 “A 씨가 성실하게 살고 있는 시민이지만, 술을 먹고서 이런 우발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처가 깊어 경동맥에 영향을 줬다면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던 사건이라 구속 영장을 청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