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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남북, 양자간 사실상 종전선언…트럼프 OK하면 남북미 정전협정도 눈앞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남북, ‘상호간 일체의 적대행위 금지’ 이행방안 합의

-南국방장관-北인민무력상 군사합의서에 서명

-남북, 동시에 ‘한반도 운전자론’ 주역으로 부상


[헤럴드경제=평양 공동취재단 김수한 기자] 남북이 19일 사실상의 양자간 종전선언을 하면서 미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정전체제를 끝낼 정전협정이 눈앞이란 평가마저 나온다.

남북이 한반도 운전자론의 운전자로 등극한 모양새다. 일단 남북간 사실상의 종전선언에 미국이 숟가락을 얹는 단계, 남북미중이 정전협정을 논의하는 단계로 순차적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될 전망이다.

남북은 19일 평양에서 열린 제3차 정상회담에서 육상과 해상, 공중을 포함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

이 합의서에는 서해상에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한다는 내용,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 6.25 전사자 공동유해발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DMZ의 평화지대화를 위한 방안도 담겼다.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육해공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일체의 상호간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양측은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 방법으로 협의 및 해결하며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도 상대방의 관할 구역을 침입 또는 공격하거나 점령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남북, ‘적대행위 금지’ 세부사항까지 명문화=남북은 아울러 군 수뇌부 간의 핫라인(직통전화) 개설,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가동 등의 방법으로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등 다양한 적대적 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합의서에서 남북은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훈련도 중지하기로 했다.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해상에서는 서해의 경우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의 경우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에도 합의했다.

공중에서는 군사분계선 동부와 서부 지역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내에서 고정익항공기의 공대지 유도무기사격 등 실탄사격을 동반한 전술훈련을 금지하기로 했다.

고정익항공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동부전선은 40㎞, 서부전선은 20㎞를 적용해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회전익항공기(헬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0㎞, 무인기는 동부지역에서 15㎞, 서부지역에서 10㎞로, 기구는 25㎞로 적용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와 함께 2004년 6월 4일 제2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서명한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관련 합의를 재확인하는 한편, 서해상에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동안 논란이 됐던 서해 NLL(북방한계선) 문제에 대한 점진적 해법도 사실상 도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범 공동어로구역은 남측 백령도와 북측 장산곶 사이에 설정하되 구체적 경계선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남북은 DMZ의 평화지대화를 위한 GP 시범철수와 공동유해발굴, JSA 비무장화 등에도 합의했다. 양측은 비무장지대 내 모든 GP를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군사분계선 1km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 GP 각각 11개를 철수하기로 했다.

▶남북 강력한 의지로 사실상 종전합의…남북 동시에 한반도 운전자론 주역 부상=판문점 JSA 비무장화를 위해 지뢰제거와 함께 초소 내 인원과 화력장비를 철수하고 불필요한 감시장비도 제거하기로 했다.

DMZ 내 공동유해발굴은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유해발굴 지역 내 지뢰 등은 올해 11월 30일까지 완전히 제거하고 유해발굴을 위해 남북 간 폭 12m의 도로도 개설하기로 했다.

공동유해발굴과 함께 비무장지대 내 역사 유적에 대한 공동조사 및 발굴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대책도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한강 하구를 공동이용수역으로 설정하고 남북 간 공동수로조사를 벌이는 한편 민간선박의 이용에 대해 군사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공동이용수역은 남측의 김포반도 동북쪽 끝점에서 교동도 서남쪽 끝점까지, 북측의 개성시 판문군 임한리에서 황해남도 연안군 해남리까지 길이 70㎞, 면적 280㎢에 이르는 수역이다.

공동이용수역에 대한 현장조사는 올해 12월까지 남북 공동으로 진행하고 공동조사단은 전문가를 포함해 각각 1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한강하구는 골재채취, 관광 및 휴양, 생태보전 등 다목적 사업의 병행 추진이 가능한 수역”이라며 “향후 골재채취 등의 사업을 추진 시 국제사회의 제재 틀 내에서 군사적 보장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은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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