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의 독서는 읽고 쓰는 기술을 발달시키고 전반적인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저 읽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읽는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키울 수도 있다. 한번 습득된 독서 습관은 초등, 중등, 고등 12년 교육 과정의 중요한 기틀이 되며, 특히 영어교육에 있어 영어 원서 독서는 훌륭한 효과를 지닌다.
최근 아이들의 독서습관과 관련된 수많은 방법이 나오고 있지만,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이를 길러주기란 쉽지 않다. 디지털 기기의 소리, 움직임이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때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어린이들에게는 이제까지의 전통 학습 방법과는 다른 독서 플랫폼이 필요하다. 디지털시대의 흐름에 따라 창의 수업을 진행하는 국제학교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독서를 지도하는 지 알아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도서관 ‘에픽(Epic!)’
‘어린이를 위한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도서관’으로 불리는 에픽은 5세에서 12세까지의 아이들의 독서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어린이와 원서 사이의 거리감을 없애 가능한 한 많은 어린이들이 즐기며 독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었다는 에픽은, 하퍼콜린스(HarperCollins), 맥밀란(Macmillan), 캔들위크(Candlewick), 벨웨더 미디어(Bellwether Media) 등을 포함한 약 250여 해외 유명 출판사로부터 25,000개 이상의 전자책과 동영상 콘텐츠를 앱을 통해 제공한다.
미국에서 2014년 처음 출시된 이후로, 현재 전세계 5백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사용하는 에픽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교재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전체 초등학교의 87%에서 이 앱을 독서교재, 수업 보조교재로 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단순히 에픽의 컨텐츠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컬렉션 형태로 자체 커리큘럼 콘텐츠를 만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교사들은 음악 플레이 리스트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인만의 에픽 테마 컬렉션을 만들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붐을 타고 최근 국내 유수 국제학교에서도 에픽을 학습도구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국내의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그레이엄 죠지 선생님은 에픽을 독서지도시간에 사용한다고 밝히면서 “에픽에서 각자 읽어주기 기능이 딸린 책을 골라 읽고 감상을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교과 테마에 따라 제가 컬렉션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이용하게도 한다”며, “에픽이 독서지도 수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태블릿 사용을 좋아하기 때문에, 독서와 디지털 교육의 훌륭한 융합이 된다”고 밝혔다.
에픽이 국내 국제학교에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와 학습 주체성을 길러주는데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로 분류된 콘텐츠 중에서 관심이 가는 책을 스스로 선택하는 재미와 배지, 레벨시스템 등을 통한 보상으로 자연스럽게 영어 리딩에 관심을 갖게 한다. 기존의 책이 갖는 지루하고 따분한 이미지를 에픽이라는 앱을 통해 탈피할 수 있다.
레벨에 따른 영어독서 프로그램, ‘르네상스러닝(Renaissance Learning)’
르네상스러닝은 미국에서 시작된 영어독서 프로그램이다. 미국 학교의 1/3에 해당하는 6만 곳 이상의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78개국에서 사용 중에 있다. 르네상스러닝 프로그램은 읽는 사람의 수준, 취향, 난이도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르네상스러닝의 SR(Star Reading)과 AR(Accelerated Reader) 프로그램을 통해 읽는 사람의 레벨 평가 및 서적 제안을 진행된다. SR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읽기 실력을 파악 후 수준과 관심사에 꼭 맞는 서적을 읽은 다음에는 AR 프로그램으로 읽은 도서 내용에 대한 이해도, 문정 독해력을 평가한다. 미국 전역 교육기관에 도입된 SR 및 AR 프로그램으로 매년 수 많은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청라달튼국제학교, 서울국제학교를 포함하여 500여개 이상의 국제학교 및 교육기관에서 르네상스러닝 프로그램을 사용 중에 있다. '르네상스러닝'을 통해 교과 학습뿐 아니라, 동아리, 방과후 수업, 교내 시상 등 영역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2006년 개교한 KIS 판교 캠퍼스의 초등 과정 도서관에는 르네상스러닝 프로그램이 도입되어 있다.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르네상스 AR, SR 프로그램을 제공해 책을 선택하는 방법, 읽는 방법, 내용을 이해하는 법을 습득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원서를 독서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아이들의 독서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에 독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다채롭게 진행되는 최신 학습방법을 통해 우리 아이가 평생에 걸쳐 지닐 근사한 취미를 길러주도록 하자. 내 아이가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으며 평생의 독서 습관을 기르기를 원한다면 디지털 기기를 통한 읽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김예지 기자 / yj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