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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韓日군사정보협정 협의 1일 재개…파장 커질듯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최순실 사태 여파로 국가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정부가 국민적 논란의 소지가 큰 한일 군사정보 협정을 속히 밀어부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일 군사정보 협정 관련 협의를 1일 일본 도쿄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한일 양측은 1일 일본 도쿄에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논의 재개를 위해 1차 과장급 실무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28일 오전 합동참모본부 작전회의실에서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주요지휘관을 대상으로 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국방부는 이어 “한일 양측은 지난 2012년 협정 체결을 추진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으며, 이번 협의시에는 2012년 당시 잠정 합의됐던 협정문안을 토대로 하여 관련 사항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2012년 일본과의 군사정보 협정을 밀실 추진하다 국민적 반대 여론에 직면, 무산된 바 있다.

한일간 협의 재개는 국방부가 지난 27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재추진 방침을 발표한 지 6일만이다. 논의를 공식화한 지 불과 1주일도 안돼 실무적 협의가 재개되는 것이다. 2012년 무산 이후 4년간의 공백을 가졌던 사안이 일주일여 만에 초고속 추진되는 셈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7일 발표 직후 지난 2012년 합의된 협정문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8일 열린 국회 국방위 현안보고에 참석해 일본과의 군사협정 체결을 서두르는 배경에 대해 “지난 9월 9일 실시된 북한의 5차 핵실험이 결정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회 등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갑자기 청와대 측 지시를 받고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체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25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한일 군사정보협정이 어떻게 이틀 만에 발표될 수 있냐는 것이다.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방부로부터 한일 군사정보협정 체결 관련 현안보고를 받고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방부가 한일 군사정보 협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 사안을 계속 주시해 왔다”며 “지난 10월 6일 국방부 관계자에게 확인했을 때까지 우리 국방부는 일본과의 군사정보협정을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고 했다”며 “당시 담당자한테 어떻게 되고 있냐 했더니 ‘2012년 그 논란 이후 한 번도 제대로 검토해 본 적 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최근까지 아무런 암시도 없이 갑자기 일본과의 협정 재개를 발표한 것은 국방부 자체 결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국방부가 결정해서 청와대로 보고한 게 아니라 청와대에서 국방부로 지시가 내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방부가 한일 군사정보 협정 체결을 발표한 27일의 하루 전날인 26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국방부에 통보한 것으로 들었다”며 “그러니까 국방부 실무자들이 전혀 검토하지 않은 사안을 부랴부랴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정의당, 비례) 역시 28일 당시 “(국회가 국방부로부터) 어떤 암시도 못 받은 상황에서 갑자기 올해 안에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답변이 한 장관 본인의 결정이고, 본인이 주도해서 가져온 것인지 배경도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김진표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무)은 국방부가 일본과의 협정 재개를 갑자기 발표한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덮기위한 국면 전환용 의도가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세상이 어지러운 이 마당에 왜 다시 꺼내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국방의 문제까지도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해결하기 위해 이 시점에 꺼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2년 한일 군사정보 협정 무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발언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철희 의원은 28일 한 장관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3가지 요건(①국회 상임위에서 논의돼야 한다 ②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③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을 거론했다며 현재 상황이 이 3가지 요건에 부합하느냐고 따져 물었고, 한 장관은 대답하지 못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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