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새누리당은 13일 위증 논란으로 야당으로부터 거센 사퇴압박을 받는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여론 추이를 예의 주시했다.
그러나 야당의 사퇴공세에 대해서는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적극 대응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정 후보자가 지난 10일 인사청문회에서 일원동 아파트 실거주 여부에 대해 말을 바꿔 위증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당일 청문회 파행 와중에 식사자리에서 ‘폭탄주’까지 마셨다는 논란이 일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논문표절 등 각종 의혹에 휩싸여 이미 낙마위기에 몰린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구제가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이 때문에 정 후보자까지 낙마시 국정운영 등에 미칠 파장과 이미 악화한 여론 사이에서 적지않은 고심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7·30 재·보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새누리당은 민심 이반에 대한 염려가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에 출연해 정 후보자에 대해 “이 문제는 대통령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비대위원장은 다만 아파트 실거주 위증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아침 인터넷(뉴스)에 보니 본인이 8개월 정도 살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서는 “20~30년 전과 오늘날 음주문화가 다른데 지금 잣대로 하니 헷갈린다”며 질문의 예봉을 피해갔다.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담당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여당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 생각을 말할 계제는 아니다”면서 언급 자체를회피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정치연합이 연일 대통령을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장관 임명은 적법 절차를 거쳐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후보자가 국무위원으로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국가개혁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지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증됐다”면서 “대통령도 이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은 청문회 시작 전부터 정 후보자는 안 된다면서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공격을 시작했다”고 비판하고, “대통령이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임명할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혁신기구인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 이준석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음에도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것은 후보자들의 해명이 성실하지 못했거나 정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혁신위는 장관 후보자들과 임명권자의 책임 있는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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