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보수 논객’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차기 총리로 지명되면서 그의 기명 칼럼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문 총리 후보자의 컬럼 가운데서도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칼럼에서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을 매우 호의적으로 평가한 반면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냉혹’하게 비판했다.
문 후보자는 2002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0년에 걸쳐 기명칼럼을 썼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이 샀다. 2011년 3월 칼럼에서 그는 두 대통령이 비판받았던 것은 ‘권위주의 때문’이라 지적하면서도 “우리는 필요한 시점에 그 시절에 맞는 지도자와 체제를 가졌다. 이승만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라는 틀을 만들었다. 박정희는 그 기초 위에 경제적 번영의 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민주화가 먼저 왔다면 안보와 번영을 기초를 닦을 수 있었을까”라고 썼다. 또다른 칼럼(2011년 2월)에서는 “이승만과 박정희의 업적이 인정 받는 것은 미래를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졌고, 이를 추진한 능력 때문”이라 평했다. 문 후보자는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집권과 관련해선 “일이 더디게 진행될 때마다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때가 좋았다 해도 돌아갈 수 없다. 그 때는 노동자의 희생, 민주주의 억압으로 경제를 발전시켰기 때문”이란 비판적 논조를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자가 가장 냉혹한 비판을 가했던 역대 대통령은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에 대해 그는 “증오의 정치는 노무현 시대의 병이었다”고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틀뒤 칼럼(2009년 5월)에선 “근조라는 리본을 달아야 할까. 나는 리본을 거절했다. 그의 죽음은 다시 분열과 갈등을 만들고 있다”고 썼고,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고의 자살국 오명을 쓴 나라에서 대통령까지 이런식으로 생을 마감한다면 그 영향이 어떻겠느냐”고 남겼다. 문 후보자는 “죽었다고 범죄가 없어지진 않는다”며 검찰을 향해 수사계속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선 2009년 8월4일자 ‘마지막 남은 일’ 칼럼에서 “비자금 조성과 해외도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왜 지금까지 묻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이 문제는 이제 전적으로 가족 손에 달렸다고 본다. 그가 이루어 놓은 업적에 버금갈 수 있는 깨끗한 마무리가 있어야겠다”고 밝혔다. 칼럼 게재 후 2주(8월 18일) 뒤 김 전 대통령은 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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