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최문순 도지사의 생환은 새정연 지지자들에게는 ‘기적’ 처럼 여겨진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도지사가 3회연속 지사 자리를 지킨 이후, 이광재 지사와 최지사가 각각 이계진, 엄기영이라는 거물급 인사를 누르기는 했지만, 다시 강원도민이 여당색으로 갈아입은 이번 만큼은 생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특히 정당이 표시되는 6개 투표를 정당과 색깔에 따라 일관되게 투표하는 경향을 보이는 지방선거에서, 18개 기초단체장 중 춘천, 강릉, 동해, 태백, 정선, 고성, 양양, 인제, 홍천, 횡성, 영월, 평창, 화천, 양구, 철원 등 15곳을 새누리당에, 2곳은 무소속에 내주었기 때문에, 최 지사의 유아독존(唯我獨尊)형 승리는 특별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기초단체장 중 최 지사와 당적이 같은 당선인은 막판 대역전승을 거둔 원창묵 원주시장 뿐이다. 국회의원 9명도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었기에 당선가능성은 그만큼 높지 않았다.
최 지사가 조직력 절대열세에도 불구하고 당선된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도루묵 지사’, ‘감자 지사’라고 지칭하듯 서민적이고 강원도의 정서에 부합하는 도정을 펼쳐온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뜨거운 감자(최)가 식은 감자를 이길 것”이라는 선거홍보문구는 도민의 마음에 닿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의 기사회생으로 향후 강원도 도정은 큰 변화 없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최 지사가 재임 기간 성과인 동계올림픽 유치, 동해안경제자유구역 지정, 알펜시아 흑자 전환, 레고랜드 유치, 양양국제공항 활성화 등을 향후 4년간 단절없이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민들은 최 지사가 ‘강원도, 순수의 힘’으로 강원도를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격과 직결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도의 경제적 도약을 이끌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사업이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