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네거티브 공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대 후보 흠집내기가 대부분이다. 논문표절 등 오래된 ‘메뉴’들도 다시 등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세는 선거가 끝나고 나면 씻은 듯 사라진다는 점에서 결국 ‘네거티브’에 머문다는 분석이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애도 분위기 하에 여야 모두 ‘조용한 선거를 치르자’던 다짐이 무색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 등 사건으로 접수된 사례는 모두 128건이다. 이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같은 기간) 당시 108건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법위반 정황이 구체적이어서 선관위가 직접 고발한 건수는 28건으로, 지난 지방선거 때 12건보다 두배이상 많다. 기초단체장 선거와 관련 선관위가 직접 고발한 건수도 103건으로, 역시 지난 선거 때 84건보다 증가했다. 선관위 전체 조치 건수는 2379건으로 지난 선거 때보다는 줄었지만, 세월호 사고로 실제 선거 기간이 짧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야 지도부의 ‘조용한 선거’ 다짐은 공염불이 됐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는 ‘가족 테마’가 새로운 네거티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진영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의 ‘아내 출국설’을 제기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박 후보 부인에 대한 의혹에 불을 지핀 것이다. 이에 새정치연합 박 후보측은 ‘정몽준 후보의 모친 변중석 여사는 1992년 대선 때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며 맞불을 놓았다.
단골 소재 ‘논문표절’도 곳곳에서 제기된다. 박빙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최문순 후보측은 턱밑까지 추격한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의 ‘석사 논문 표절’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최 후보가 1993년 강원대 석사 논문이 동료의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복사본’이란 표현도 사용됐다. 최흥집 후보측은 ‘흑색 선전으로 가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대전시장 자리를 두고선 ‘막말’이 등장했다.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측은 새정치연합 권선택 후보를 향해 “세월호 선장 같은 사람”이라 비난했고, 권 후보측은 박 후보를 향해 “과대 평가된 불량주”라며 맞받았다. 광주 시장 선거도 비방으로 얼룩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는 무소속 강운태 후보를 향해 “군복무, 입후보 횟수, 시청 압수수색 등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고 비난했고, 강 후보측은 “낙하산을 심판해야 한다”며 맞섰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