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이기는 민주당’ 슬로건을 다시 꺼냈다. 이 슬로건은 지난해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가 당선 될 때 사용했던 것이다. ‘신햇볕정책’과 ‘중도강화론’, ‘분배성장론’ 등은 기존의 민주당이 추구했던 정책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김한길의 실험’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성공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들과 만나 “총ㆍ대선 패배를 딛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대표 2년차를 맞은 김 대표의 ‘비상한 각오’는 중도 강화론으로 초점이 모인다.
김 대표는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인권민생법’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경제민주화를 통한 성장’을 강조하는 등 정치와 경제 분야에 있어 민주당의 기존 노선과는 다소 다른 ‘중도론’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정책연구원장 변재일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는 성장의 수단이다”며 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가 북한 인권 등 대북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경제 분야에서도 ‘분배냐 성장이냐’에서 성장으로 무게를 옮기면서 김 대표의 ‘실험’은 본격화 되는 양상이다. 최근 전략홍보본부장에서 물러난 민병두 의원의 “건강한 대기업과의 연대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김 대표의 생각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의 성패는 결국 오는 지방선거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가 선거전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야권 내 경쟁 세력으로 자란 안철수 의원측과는 ‘안방’인 호남에서 ‘집안 전쟁’을 펼쳐야 하고, 당 밖으로는 ‘기초의회 공천폐지’와 관련해선 새누리당의 ‘공천 유지’ 방침 탓에 전략 수정(공천 유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내부적으론 ‘노선 변경’에 따른 당내 반발도 해결 과제다. 지나 21일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한 것도 ‘내부 단속용’이란 평가가 많다.
한 호남계 민주당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위기는 야당답지 못하다는 점 때문이다. 민주당이 쌓아온 정치적 자산을 처분하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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