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이어 이달말 전대 분수령
‘말기 암’ 처방을 받은 통합진보당이 마지막 수술대 위에 올랐다. 그동안 있었던 각종 내부 비리들에 대한 폭로와 까발리기가 쇄신의 기폭제로 작용해 ‘제2의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게 될지, 최악의 가정인 분당으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6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통진당으로선 운명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통진당 새로나기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첫 토론회에선 당의 과거에 대한 폭로성 발언이 나왔다. 최순영 전 의원은 “2008년 민노당 비대위 집행위원장을 맡고 보니 당의 빚이 50억원이 있었다. 이 가운데 20억원은 홍보비였다. CNP가 했었다”고 말했다.
민노당이 빚까지 내가며 CNP전략그룹의 숙주역할을 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NP전략그룹은(현 CN커뮤니케이션즈) 당권파 대표주자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이석기 의원이 운영한 정치컨설팅 회사다.
최 전 의원은 “(당시 CNP와 관련된 당직자를) 다 대기발령 시켰다. 그때 정리가 됐으면 오늘 이런 날까지 안 왔을 텐데 결국 다 원직복귀됐었다”고 말했다. 당 내 인사들에 의해 통진당의 회계부정 사례가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진당은 ‘색깔론 극복’이라는 주제로 오는 5일 ‘노동정치’를 주제로 오는 7일 국회 의원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두 차례 더 토론회를 개최한다. 남은 두 차례 토론회에서 내부 인사들에 의한 자기반성과 쇄신 의지의 강도에 따라 변화와 혁신의 성공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민주통합당까지 가세한 이석기ㆍ김재연 의원 등 두 명의 의원직 제명안에 대한 처리 속도 역시 쇄신 노력에 따라 속도조절이 이뤄질 전망이다.
당 안팎에선 ‘당명 개정’ 등 재창당 수준의 쇄신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대 측인 당권파 인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당권파 인사들은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울산연합 인사와 혁신비대위측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며 외연 확대를 시도하며 당권 재장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당권파 인사들이 법원에 제기한 결의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현재의 혁신비대위와 새로나기특위 등의 활동은 모두 법적 정당성을 잃게 된다. 사실상 당이 무정부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혁신비대위 관계자는 “법원에 당의 운명이 걸린 상태다”라는 말로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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