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당대표를 뽑는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이해찬 후보측에 비상이 걸렸다. 이 후보 측은 당초 대의원 투표에선 밀리더라도 모바일 투표에선 앞설 것이라 전망했지만 선거인단 모집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해찬 대세론’은 이미 산산조각났다.
민주당 모바일 선거인단 마감시한(30일)이 불과 이틀 앞둔 28일 현재 모집된 선거인단은 4만3000여명(28일까지)에 불과하다. 이는 마감 이틀을 앞둔 시점에서 지난 1·15 전당대회때 선거인단 모집수(64만여명)와 비교하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모바일 선거인단 흥행이 부진하면서 초조해진 측은 이 후보측이다. 모바일 선거인단 투표는 통상 조직력이 강한 후보측에 유리한 선거로 알려져 있다. 대의원, 지역위원회 등의 후원을 받는 후보측이 선거인단을 모집해 특정 후보를 지지토록 하면서 조직력이 강한 후보가 선거인단 투표에선 계속 우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동안 정치 일선을 떠났던 김한길 후보가 우려했던 것도 당내 최대 계파로 성장한 ‘친노’의 조직력이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 흥행이 저조한 것은 결국 김한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이 후보의 강점으로 조직력이 꼽혔지만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며 이 후보측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는 46.2%를 차지, 이 후보(39.8%)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이 후보는 전직 총리를 지냈고 야권에서 거의 최다선 의원이다. 김 후보보다 인지도에서 크게 앞선다”면서도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김한길 후보에 뒤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인천, 2일 경기, 3일 서울에서 열리는 ‘수도권 승부’도 예측이 쉽지 않다. 수도권 대의원 상당수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남 지역에서 우세를 거둔 김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시각과, 전국적 인지도와 조직력 등에서 앞서는 이 후보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팽팽하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20일의 경선 일정 과정 중 딱 절반인 10일을 소화했다. 현재까지는 이해찬(1597표) 후보가 김한길(1516표) 후보를 80여표 차로 앞서며 불안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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