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중학교 337곳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분석
‘교육특구’ 양천구 2개지표 모두 2위…“과밀학급 등 원인”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서울 지역 자치구 중 중학교의 ‘일진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구로구, 중학생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제일 많은 곳은 중랑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특구’ 중 하나인 양천구는 2개 지표 모두 두번째 순위여서 학교폭력이 ‘위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헤럴드경제가 20일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국 초ㆍ중ㆍ고교 1만1363개교의 ‘2012년도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중 서울 지역 중학교 377곳의 자료를 이날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서울 지역은 학교 당 학생수가 최소 100명을 넘어 모집단위가 크다. 이 중 중학교는 잇단 자살 사건으로 초ㆍ중ㆍ고교 중 학교폭력 피해가 제일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고, 고교와 달리 특수목적고, 특성화고 등 학교 유형이 다양하지 않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 중학교 중 일진 인식률(“일진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수 비율)이 50%를 넘는 중학교는 98곳으로 전체 학교의 26.0%였다.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중 일진 인식률이 50%를 넘는 관내 중학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구로구(58.3%ㆍ12곳 중 7곳)였다. 이어 ▷양천구(52.6%ㆍ19곳 중 10곳) ▷관악구(43.8%ㆍ16곳 중 7곳) ▷도봉구(38.5%ㆍ13곳 중 5곳) ▷영등포구(36.4%ㆍ11곳 중 4곳) 등이 뒤를 이었다. 금천구와 종로구는 50%를 넘는 학교가 1곳도 없었다.
피해 응답률(피해 경험 학생 수 비율)이 20% 이상인 중학교는 95곳으로 전체 학교의 25.2%였다. 25개 자치구 중 피해 응답률이 20%를 넘는 관내 중학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50%ㆍ14곳 중 7곳)였다. 이어 ▷양천구(47.4%ㆍ9곳) ▷도봉구(38.5%) ▷성동구(36.4%ㆍ11곳 중 4곳) ▷성북구(35.3%ㆍ17곳 중 6곳)이었다.
양천구는 지난해 11월 S중 여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황’의 심각함이 꾸준히 제기됐던 곳이다. 이 지역의 한 중학교 교감은 “‘교육특구’로 소문난 목동 지역에 학생이 몰리면서 서울 전체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제일 많은 지역이 이 곳”이라며 “거기다 학원가이다보니 학원 다니는 아이들도 많다. 학생 지도가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지역 중학교 중 일진 인식률과 피해 응답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각각 강북중(강북구ㆍ76.1%)과 봉화중(중랑구ㆍ37.8%)이었다. 조사지 회수율이 10% 이상, 응답 학생이 100명 이상인 학교 중에서는 일진 인식률은 중화중(중랑구ㆍ57.5%), 피해 응답률은 문일중(금천구ㆍ30.6%)이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 지역 전체 중학교 중 3분의 1이 넘는 124곳(36.8%)이 회수율 10%, 응답 학생 100명에 못 미쳐, 상당수 학교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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