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 대통령 딸 보수 대표
최, 노조출신 진보진영 인사
표결 색깔은 비슷 아이러니
정몽준-이상득도 결과 비슷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른 정치인생을 걸어왔다.

박 위원장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 보수색을 띠고 있다. 이에 반해 최 지사는 언론노조위원장 출신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강원도지사에 당선됐다. 의원직 사퇴 후 강원도지사가 됐지만 민주통합당 당원으로 진보 성향 인사다.

박 위원장과 최 지사는 일견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듯하다. 일반인의 눈에는 접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외로 비슷한 투표 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흥미롭다.

21일 18대 국회의원의 법률안 투표 성향을 분석한 ‘폴리티즈’(www.politiz.org)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 이인기ㆍ정윤환ㆍ김태환 의원, 자유선진당 김용구ㆍ이영애 의원과 함께 최 지사와 투표 성향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2008년 5월 30일부터 2011년까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법률안에 대한 의원들의 투표 성향을 분석한 것이다.

박 위원장과 최 지사의 법안별 투표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사용자인 법인 또는 개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을 때에는 면책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2008년)에서는 박 위원장은 찬성, 최 지사는 결석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2009년)에 대해 박 위원장은 찬성, 최 지사는 불참했다.

그러나 2008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군부대의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견연장 동의안’,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에서는 찬성으로 같은 입장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상득ㆍ이성헌ㆍ나경원ㆍ정병국ㆍ주성영(이상 새누리당), 이윤성(무소속) 의원과 투표 성향이 유사했고,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김영선ㆍ조문환ㆍ주호영ㆍ장윤석ㆍ김영조(이상 새누리당), 문국현(창조한국당) 의원과 유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학규 민주당 의원은 원혜영ㆍ조정식ㆍ정동영ㆍ김영진(이상 민주당), 권영진(새누리당), 권영길(통합진보당) 의원 등과 유사 성향을 보여 의원 개인의 투표 성향으로는 스펙트럼이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