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학원등 국내서도 충분
美 현지교과서 최대한 활용
한국인 교사 선택이 큰도움
TV드라마등 생활영어 습득
다양한 콘텐츠 교재 접해야
겨울방학이 한창이다. 2월 말까지 방학을 하는 학교는 신학기까지 한 달 이상 남았다.
방학을 맞은 부모에게는 자녀의 영어 교육이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때문에 방학이면 각종 영어 캠프, 영어유치원, 영어학원 등이 부모의 관심사가 된다. 아예 국내 소재 외국계 국제학교에 자녀를 진학시키거나 방학을 이용한 단기 해외연수나 해외유학을 보내는 부모도 있다.
그렇다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어권 국가에서의 유학 경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대부분 전문가들의 대답은 “아니요”다.
이들은 “유학의 실패율이 90%에 다다른다는 통계자료도 있을뿐더러, 조기유학을 간 아이들은 성장기에 부모와 떨어져 지내게 돼 정서 발달과 사회성 형성에 상당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해 한국어 실력이 부족할 경우 귀국 후 한국 학교에 진학하거나 취업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실제로 쓰이는 교과서나 ‘미드(미국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가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미국 교과서 출판업체인 ‘호튼 미플린 하코트(HMHㆍHoughton Mifflin Harcourt)’의 도움으로 유학 없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미국 등 현지 사용 교과서 활용할 것=해외에서 사용되는 교재나 교과서를 국내에서 같은 방법으로 활용한다면 유학 간 것과 유사한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학생이 영어로 쓰인 영어 교과서로 영어를 배우는 것과 더불어 수학, 과학, 사회 등과 같은 과목을 영어로 된 해외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이다. 실제로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사용하는 ‘바이링구얼(bilingual) 사립학교’나 국내 소재 국제학교 그리고 일부 학원은 미국 등지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영어학원장은 “미국, 영국 등지에서 사용되는 교재를 통해 영어뿐 아니라 과학, 수학 등을 배우게 되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극대화돼 영어 실력 향상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며 “영어 외의 과목을 익히게 되면 영어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기르게 돼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학습 장소만 한국일 뿐 현지 그대로의 콘텐츠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HMH의 과학 교과서 ‘사이언스 퓨전(Science Fusion)’은 디지털 학습과 온라인 실험, 실제 실험의 동영상 자료를 통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구성돼 있다. 일반적인 읽기 교재나 교과서에는 흔히 나오지 않는 과학 용어도 배울 수 있어 이 교과서를 활용하면 과학 용어의 영어 표현까지 공부하는 셈이다.
▶한국인 교사에게 배워볼 것=유학의 장점은 영어를 원어민 교사에게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도 이미 상당수의 원어민 영어 교사가 있긴 하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서울영어공교육정책에 대한 성과분석 및 향후 서울영어교육의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결과’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학생과 학부모는 한국인 교사를 원어민 교사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모국어를 쓰는 영어 교사가 원어민 영어 교사보다 교육 효과가 뛰어나다고 조언한다. HMH 교육 컨설턴트인 헥터 라미제즈 씨는 “모국어의 기초가 튼튼한 학생은 제2 또는 제3의 언어를 배우는 데에도 학습능력이 뛰어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멕시코계 미국인인 라미레즈 씨는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해 영어를 제2 외국어로 배운 경험자다.
그는 “학생 1800명 중 800명이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인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다”며 “그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은 학생들의 모국어를 최대한 이해하고 그것을 영어로 풀어 설명해주는 것이었고, 이를 통해 아이들은 훨씬 더 정확하고 빠르게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원어민 교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소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임하게 되면 학습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 영어교육 잘 시키는 방법은 뭘까? 학부모들의 고민이다. 외국으로? 아님 국내에서 좋은 학원으로?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미국 현지 교과서를 사용하고 미국 드라마(미드) 등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헤럴드경제DB〕 |
▶‘미드’ 등 문화 콘텐츠의 도움 받을 것=문화 콘텐츠를 통해 영어를 접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다. ‘미드’로 불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 TV 드라마 시리즈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아동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교재로 활용하는 것은 ‘재미+영어 수준 향상’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미국에 유학 간 것과 같은 경험을 하고 싶다면 한국어 더빙판은 지양하고 영어 자막을 켠 채 시청 후, 자막 없이 다시 한 번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교보문고 같은 대형서점에서는 ‘프렌즈(Friends)’와 같이 인기 있는 TV 시트콤부터 CNN 뉴스 같은 시사 콘텐츠까지 읽기, 듣기와 동시에 효과적인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자신 있게 ‘스피킹(speaking)’해볼 것=많은 사람들이 앞서 설명된 방법으로 외국에서 유학하는 것과 유사하게 영어를 학습할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정말 이것만으로 영어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된다.
적어도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영어를 써야 하는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 영어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엄마들은 웃돈을 들이더라도 영어학원에 아이들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영어를 말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용기에 달린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에 따라 영어 말하기 학습 애플리케이션(앱)도 다운로드해 공부할 수 있다. 또 단순히 한영ㆍ영한사전 앱을 통해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관광차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도움을 주거나 말을 거는 등 생활영어를 실천해볼 수 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