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월 졸업 시즌을 앞두고 졸업하는 일부 ‘일진’들이 그동안 입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점퍼를 ‘물려주기’리는 이름 아래 폭행, 협박과 함께 ‘강매’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노스페이스 계급도’까지 등장하는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이를 빼앗기 위한 폭행 사건까지 일어나는 등 노스패이스 점퍼가 학교 폭력의 또다른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같은 ‘노스페이스 강매’ 또한 학교 폭력으로 간주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 교육계와 일선 중학교 등에 따르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선배가 후배 중학생에게 교복을 물려주듯 노스페이스 점퍼를 떠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선배들이 교복처럼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 막 입은 ‘중고 점퍼’를 15만~20만원에 살 것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학교 폭력의 주범인 ‘일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중2인 양모(15ㆍ경기 수원시) 군은 졸업을 앞둔 선배로부터 노스페이스 점퍼를 샀다. 양군은 “과거 ‘일진’이었던 선배의 ‘포스’에 눌려 반강제로 노스페이스 점퍼를 떠안았다”며 “이런 일은 (학교에서) 몇해전부터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피해 학생들에 따르면 이같은 ‘강매’는 상당수 학교에서 졸업을 목전에 둔 매년 12~1월이면 관례처럼 이뤄지고 있다. 또 초등학교나 고교보다는 노스페이스 점퍼가 특히 인기있는 중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 또 ‘강매’ 과정에서 강압이나 폭행도 벌어지고 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특히 노스페이스 중고 점퍼는 ‘온라인’에서 10~15만원에 살 수 있지만, 주로 ‘일진’들이 주도하는 ‘교내 강매’는 이보다 비싼 것이 보통이다. 또 ‘점퍼 계급’에 따라 ‘강매가’도 올라간다.
‘강매’ 압력을 받았지만 사지 않았다는 중2 이모(14ㆍ서울 구로구) 군은 “고등학교에 가면 노스페이스 점퍼는 재미도 없고 너무 흔해 다들 안 입는다고 하니 졸업 전에 선배들이 옷을 팔려고 하는 것”이라며 “옷을 안 사겠다고 하니 선배들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더라. (나는) 안 맞았지만 폭행 사례가 꽤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방승호 서울강서Wee센터장은 “처음 듣는 얘기인데, 무척 안타깝다”며 “옷을 파는 과정에서 폭력이나 강압이 있다면 학교 폭력이다.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