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오텐그렌 스카니아코리아 사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13년 유럽에서 새로운 환경기준인 유로6가 본격 적용되는 것을 시작으로 전세계 국가들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한국 상용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벤츠, 볼보에 이어 대형상용차 세계 3위를 달리고 있는 스카니아는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엔진 개발을 위해 지난 5년여 동안 15억8000만달러(약 1조7100억원)를 투자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버스를 포함해 대형상용차 7만여대를 판매할 정도의 규모를 갖춘 덕이다.
반면 한국과 중국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형상용차 판매가 거의 없는 현대차나 타타대우의 경우 엔진개발에 그만한 자금을 쏟을 여력이 없다는 게 오텐그렌 사장의 판단이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실익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유로6같은 엄격한 환경기준을 맞출 수 있는 엔진과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을 개발하는 데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업체 뿐 아니라 일정 수준을 웃도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텐그렌 사장은 “올 초 한국 대형상용차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카고 트럭 시장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앞으로 다양한 차량을 들여와 라인업을 보강할 방침”이라면서 “상용차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늘리고 설비도 현대화하는 등 고객만족도 제고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형상용차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한국의 경우 사회 인프라 확충이 거의 마무리돼 성장성이 높지는 않다”면서 “다만, 북한이 문호를 개방해 중국, 러시아, 나아가서는 유럽과 육상운송이 가능해진다면 대형 트럭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958년 스웨덴 스톡홀름 출생인 오텐그렌 사장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인디애나대학에서 정치학 및 국제관계학을 전공했으며, 외교관을 거쳐 스카니아에 합류해 지난 2008년부터 스카니아코리아 사장을 역임해오고 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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