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 투자 메리트 감소
금융株 10일간 외인 순매수
‘포스트 차화정’ 바통 가능성
반등 이후 국내 증시를 주도할 업종이 ‘차ㆍ화ㆍ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에서 ‘차ㆍ화ㆍ금(금융)으로 바뀔 조짐이다.
올 1분기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를 굴려 온 세 바퀴 가운데 정유주가 최근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하반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산, 여전한 규제 리스크 등 때문에 투자 매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는 지난 25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같은 기간에 사들인 금융업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미래에셋증권은 ‘반등 그 이후’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26일 외국인이 주로 매수했던 업종은 자동차, 금융, 화학업종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주간 주로 매도했던 주도주를 다시 매수해 향후 시장 수급이 정상화되면 이런 주도주에 매기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특히 은행업으로 외국인 매수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 추세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외국인이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연속 순매수해 외국인 지분율이 2.41%포인트 상승한 62.88%까지 확대됐다. 외환은행 인수 승인 연기 뒤 하나금융 주가는 20일까지 13.9%가 급락한 사이 외국인은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로 삼은 셈이다. 우리금융 역시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한 덕에 외인 지분율을 0.45%포인트 높였다.
그동안 주도주였던 자동차, 화학은 1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투자 우선 종목으로 첫손에 꼽힌다.
미래에셋증권 분석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조정된 업종은 화학, 은행, 내구소비재, 소재, IT 순이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폭탄을 맞은 정유주에 대해서 국내 증권사들은 매수 유지를 제시하며 여전히 호평 일색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SK(계열사 포함 총 과징금 1380억원), GS(1772억원), S-Oil(452억원) 등에 대해 담합 관련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투자 불안심리가 수그러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유주의 경우 휘발유ㆍ경유에 대한 ℓ당 100원 가격 인하에 따른 영업 손실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데다 5월 들어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1분기만 한 호실적 기대감은 실종된 상태다. 싱가포르 기준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4월에 110달러대까지 고공 행진하다가 이달 들어 100달러대로 떨어져 하향 안정 추세다. 지금은 고유가 메리트가 다소 사라진 시점이다.
정유주의 회복은 결국 중국 등 신흥 시장 중심으로 석유제품 수요 확대에 따른 정제마진 확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정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중국이 전력 성수기(6~9월)를 대비해 경유 수출을 금지해 역내 석유제품 수급이 개선될 점은 정유 비중을 확대해야 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