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절차를 앞둔 LIG건설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CP를 가장 많이 판매한 우리투자증권의 노조가 투자 피해자들의 단체 행동 지원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를 둘러싼 법적ㆍ도덕적 책임 논란이 LIG건설의 대주주인 LIG그룹 뿐 아니라 우리투자증권으로까지 번질지 주목된다.
김성호 우리투자증권 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28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CP 투자 피해자들의 단체 행동에 대한 측면 지원을 할 것이고, 만약 사측이 LIG건설의 법정관리 돌입 전까지 LIG그룹에 대한 책임 요구 등에 있어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면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LIG건설 CP 투자자 중에는 우리투자증권의 직원이 적잖이 포함돼 있어 좌시할 수만은 없는 사안”이라며 “대부분의 LIG건설 CP가 고객이 지정해서 사는 특정금전신탁에 편입됐기 때문에 사측에 법적 책임은 묻기 어렵지만 고객 보호에 소홀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덕수 LIG건설 CP 투자 피해자 모임 대표는 “우리투자증권이 LIG건설의 부도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판매 증권사의 법적인 책임 가능성도 재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LIG건설 CP 투자 피해자 모임은 29일 오전 11시30분께 강남 역삼동 뱅뱅사거리 푸르덴셜타워 앞에서 LIG규탄 기자회견을 갖는다.
푸르덴셜타워는 LIG건설 최대주주인 인수합병 목적회사 TAS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TAS의 지분은 LIG그룹의 총수 일가인 구본상, 구본엽, 구창모, 구영모씨가 14.31%씩 가지고 있다. LIG그룹의 총수 일가가 사실상 LIG건설의 대주주인 셈이다.
CP 투자 피해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 언론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 “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보여주는 LIG건설의 법정관리는 어떠한 이유를 댄다 하더라도 납득될 수 없다”면서 “LIG그룹은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을 즉각 철회하고 대주주 책임 하에 회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화 기자 @kimyo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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