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주택은 말 그대로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사는 곳이므로 주택의 내·외부 공간을 영농중심으로 배치한다. 농기구와 생산물 등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해 부지공간의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 옥상을 활용하기 위해 평지붕을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미관상 지양하는 추세이다.
가축을 키울 경우 축사의 위치와 농작물을 건조하거나 보관하는 창고 등 영농 관련 시설도 고려해야 한다. 가급적 축사는 창이나 문이 거의 없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서쪽에 짓도록 설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 영농 작업 후 집 안에 들어가기 전에 손발과 야채를 씻을 수 있도록 문 입구에 화장실과 탈의실을 배치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도시인과 교류가 많은 전원주택의 설계는 거실 위주의 구성이 바람직하다. 거실과 주방을 분리해 음식냄새와 취사도구의 연소가스가 거실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외부에서 주방쪽으로 드나들 수 있는 보조문을 설치해 주부의 동선을 짧게 함으로써 가사노동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먼저 거실은 전원생활의 중심이자 집안의 전체 분위기를 표현하는 곳으로 좋은 조망을 확보해야 한다. 정원과 연결되는 큰 창을 통해 개방감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장식과 TV 시청에 필요한 벽면도 확보한다. 주방과의 연계성도 중요하다. 소형 주택에서는 거실과 주방을 직접 연결하기도 하지만, 가급적 독립적으로 설계하는 게 좋다. 요즘은 안방 면적을 줄여 거실을 크게 내는 편이다. 천장과 벽면 일부에 아트 월(Art Wall)이나 간접조명을 설치하기도 한다. 장식성과 기능성을 겸하는 벽난로는 가전제품의 배치와 중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설계 초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식당과 주방은 주부 입장에서 매우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다. 별장형 고급 전원주택의 경우 식당은 대화 독서 손님접대 휴식 등 거실의 일부 기능은 물론 가정 관리를 위한 업무공간의 기능도 담당한다. 공용 생활공간으로 거실 다음으로 비중이 큰 만큼 쾌적한 분위기와 함께 주변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주방은 가족이 모여 단란한 한때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햇살이 비치는 전면에 배치해 큰 창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식생활 및 주거 생활의 변화에 따른 주방용 가전제품의 확대와 보급으로 주방가구의 배치 길이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보조주방의 기능이 다용도실의 기능과 맞물려 그 필요성이 높아졌다. 중소형 전원주택에서는 필수 주방기구만으로 간결하게 정리하면서도 주부의 입장에서 식재료 식기 요리기구 등의 수납과 이용이 편리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현관의 주기능은 통행, 수납, 실내외 공간의 분리 및 완충이다. 현관은 주택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이므로 이미지 형성에 신경을 쓴다. 현관에 배치되는 기본적 가구는 신발장이다.
▲농촌경관주택 표준설계도 이용하기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지난 1995년도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농촌경관주택 표준설계도’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조적조, 목조, 스틸하우스 등 건축방식별로, 또 다양한 평형별로 주택 구성원들과 주거방식에 따라 가장 적합한 공간 배치를 제안함으로써 저렴한 비용으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설계도는 총 50종이 보급되어 있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표준설계도를 이용할 경우, 내부 인테리어가 평형별로 규격화되어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건축비가 절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국토해양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표준설계도이므로 농촌지역에 지을 경우 신고만으로 신축이 가능하다. 농촌경관주택 표준설계도는 한국농어촌공사 각 도본부와 지사에서 무료로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고, 웰촌포탈 (www.welchon.com)에서도 열람 및 출력이 가능하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