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지 모르겠어요. 방송에는 콘셉트라는게 있으니까. 그때 독설가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까칠하다거나 완벽주의라는 말도요. 실제론 그렇지 않거든요. 제가 10년간 가수 생활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게 억울한 일이 참 많다는 점이에요. 좀 더 사람냄새 나게 살려고 하면 할수록 굉장히 손해를 많이 보게 돼요. 그래서 깨달은 건, 사람들 사이에 묻어서 튀지 않게 있다가 무대에서만 열정적으로 다 쏟아내는 거.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천재’ 이미지도 보기 좋게 어긋났다. 공연 전 노래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탈이라고 했다. 한번 시작하면 놓지 못할 정도로 연습광이라는 사실을 만나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휘성’하면 떠오르는 ‘가창력’은 피나는 연습의 산물이었다. 노래는 유독 숫기가 없었던 소년이 마음의 허기를 채운 벗이었다. 한 곡(유영진의 ‘그대의 향기’)만 몇달이고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귀에 완전히 익어서 (노래를) 잘 부르게 됐다는 그의 가창력 비결은 소박했다.
그동안 거쳐간 매니지먼트사만 4곳. 그리고 지난 5년간 “도전하려면 20대에 다 해봐야한다는 생각으로" 혼자서 일을 감당해본 그는 "매니지먼트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았다. 혼자서 부딪혀보고 (금전적) 손해도 크게 봤다. 아직 힘 없는 상태에서 휘성이라는 이름으로 가능한 것이 별로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다시 찾은 매니지먼트사와 손잡고 내놓은 이번 싱글 앨범은, 휘성의 절치부심작이다. 휘성이 지난 히트곡 ‘결혼까지 생각했어’보다 우선순위에 뒀을 정도로 마음에 들어했던 곡(‘가슴 시린 이야기’)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휘성표 미디엄 템포곡이에요. 요즘 나오는 곡들 보면 발라드는 너무 처절하고 댄스는 너무 발랄해요. 이번 곡은 쓸쓸한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
타이틀 곡 ‘가슴 시린 이야기’에 대해서는 “사랑했던 사람과 좋은 이별은 없다”면서 “해야 할 말을 어쩔 수 없이 하는 남자의 마음을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무조건 너의 행복을 바랄게’라는 말은 거짓이니까, 마지막 순간 이별의 말을 겨우겨우 뱉어내는 심경을 ‘넌 내 사랑이었으니까. 굿바이’라는 가사로 표현했다"고 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현역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휘성은 지금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도 했다. “10년간 참 많이 배웠어요. 옆에서 지켜보면 20대를 꽉차게 보낸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극명하게 갈리거든요. 저는 힘들었지만, 수많은 도전을 20대에 했고 여유있게 30대를 맞이할 수 있었어요. 참 다행이에요.”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