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천재지변 앞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시민들 사이의 소식통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별다른 제약 없이 빠르게 확산되는 SNS의 특성을 타고 사실과 다른 내용이 퍼져나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일본에서 대지진에 이어 원전이 잇따라 폭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 상에는 13일께 “방사성 물질이 대기중으로 누출된 상태에서 비가 내리면 한국까지 영향을 준다”는 글이 삽시간에 확산됐다. 한반도까지 방사성 물질이 영향을 준다는 내용의 글은 전문가의 검증을 거치거나 근거를 제시한 내용이 아니었지만 체르노빌 등 끔찍한 원전 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타고 일파만파로 번졌다.
그러나 이미 기상청은 “한반도에는 편서풍이 불고 있어서 일본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이 한반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가 내릴 경우에도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넘어올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13일과 14일 사이에 기상청과 전문가의 의견을 담은 보도가 다시 SNS 상에서 전해지며 파문을 가라앉혔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당분간 비를 맞는 것은 삼가는게 좋겠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잘못된 가격에 대한 정보로 일부 기업이 시민들의 공분을 사는 오해도 발생했다. 지진 이후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권 가격이 3배 가량 폭등했다는 소식이 SNS 등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여행객이나 유학생들이 급하게 돌아오느라 발권 비용이 가장 비싼 공항에서 항공권을 구입했기 때문에 생긴 일로 확인됐다. 공항에서 개인이 구매하는 항공권은 발권 수수료가 붙고 할인이 적용되지 않아 여행사나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했을 때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이같은 오해가 번지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회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명했지만 아직도 ‘귀국 항공권 3배 바가지’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글들이 남아있다.
이밖에도 오는 19일로 예상되는 ‘슈퍼문’이 지진에 영향을 줬다는 글이나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원작자 다지리 사토시 등 유명인이 실종됐다는 얘기도 SNS를 통해 휩쓸고 지나갔다. 슈퍼문 루머에 대해서는 미국 지질조사국 연구진들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고, 유명인 실종설은 동명이인이 실종자 명단에 있었던 것을 오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SNS는 사용자들의 클릭 한번으로 소식이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특성상 예전에 올라온 잘못된 글들이 계속 확산될 수 있어 오해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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