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한 경쟁사들의 압박과 견제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마트폰ㆍ태블릿 PC 시장에서는 애플이 삼성 견제에 나섰고, 3D TV 시장에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연합해 삼성전자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이른바 ‘스마트폰 동맹’을 깨고 아이폰을 도입했다. 협력관계가 계속돼 온 삼성전자와 소니의 관계도 심상치 않다. LG디스플레이가 소니에 패널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한 경쟁사들의 견제와 압박이 심화되면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대 안팎으로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실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때 10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필름패턴편광안경(FPR) 방식의 ‘3D TV’를 앞세워 셔터글래스(SG) 안경방식 3D TV를 내세운 삼성전자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LG연합군의 공세에 못 이겨 이례적으로 3D TV 비교 시연회까지 열고 SG 3D TV의 기술우위를 입증했지만 10일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이 다시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해 반박하면서 양측의 3D TV 기술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권 사장은 삼성의 SG 방식 3D TV를 문제점 투성이인 1세대 제품으로 규정하며 삼성전자를 재차 강하게 압박했다.
삼성전자를 가장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애플의 견제다. 무엇보다 애플은 스마트폰ㆍ태블릿 PC시장에서는 삼성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지만 부품 분야에서는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 태블릿 PC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삼성전자가 급부상하면서 이를 견제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뱉고 있다. 특히 애플의 아이패드2 출시와 가격인하로 인해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사업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잡스는 삼성을 경쟁자 중 하나로 거론하면서도 “2011년은 ‘아이패드2’의 해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의 애플 아이폰 도입 결정도 삼성전자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아이폰4를 먼저 공급하고, 올해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5와 아이패드2까지 KT와 함께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SK텔레콤이 KT에 비해 시장 장악력이 높은 만큼 파급력도 더 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및 IT 전 분야에 걸쳐 삼성의 글로벌 입지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경쟁사들이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D램과 낸드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올해 전체 실적을 견인하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세트 부문에서는 삼성도 상당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런 견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범접할 수 없는 세계 최고 제품을 만든다는 각오다. 이건희 회장이 최근 ‘세계 1등 제품론’을 다시 주창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