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카라 투에니원 티아라 등 선발주자들이 가득한 걸그룹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이런 성과를 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크릿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가요계에서는 음악의 차별화를 꼽고 있다.
대다수 걸그룹들은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강력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하지만 시크릿은 리얼 사운드를 강하게 내세우고 전자음을 약하게 배치했다. 초기 ‘매직’때부터 기타와 드럼 소리가 강렬하게 들렸다. 이는 걸그룹으로서는 유일했다.
물론 ‘매직’과 ‘마돈나‘가 멜로디에서 유사성이 보였고 대중에게 쉽게 어필하기 위해 후크송이라는 유행을 따랐다. 하지만 ‘샤이보이’에 오면 후크송을 버리고 브라스 밴드와 드럼비트, 일렉트릭 기타 소리를 더욱 강화해 화끈한 그루브를 만들어냈다.
걸그룹 멤버가 솔로로 나오면 귀엽고 발랄한 컨셉을 잡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송지은의 솔로곡 ‘미친거니’는 피아노 리듬이 인상적인 알앤비(R&B) 힙합 장르의 곡으로 분위기가 오히려 음습하고 애절하다. 가사 내용도 남자가 스토커 못지 않은 집착을 보이는 걸 여자가 견딜 수 없다는 다소 독한 내용이다. 솔로곡 ‘미친거니’는 그룹곡인 ‘샤이 보이’와 정 반대 분위기로 간 것이다. 송지은은 그룹때와는 과감하게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게 어필하고 있다.
물론 시크릿은 멤버 한선화와 징거가 버라이어티 예능에 출연해 인지도롤 높인 덕을 보고 있지만 최근에는 예능을 줄이고 음악에 치중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시크릿 소속사 이사이자 시크릿 음반 프로듀서로 참여한 원근연 씨는 “시크릿은 대중이 좋아할만한 음악을 하며 한단계씩 성장하는 게 목표다”면서 “오는 4월말~5월초에는 시크릿의 새 음반이 나온다”고 밝혔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