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이 CF를 보시고 만나고 싶다고 연락하셨어요. 지난해 여름 처음 뵈었죠. 그자리에서 ‘미미’(‘로맨틱 헤븐’ 여주인공)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장진 감독이 물어보면 대답하려고 전날 받은 시나리오를 열심히 읽고 분석해서 ‘정답’도 준비해갔다. “밝고 명랑한 아이이며 엉뚱한 면이 무조건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대 감성도 통하구요”. 그러나 장진 감독은 예상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고 나이는 몇인지, 성격은 어떤지 물어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
영화 개봉(3월 24일)을 앞두고 만난 김지원은 스무살을 앞둔 신인배우답지 않게 똑 부러졌다. “첫 연기, 첫 주연이니만큼 부담도 되고 떨리지만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지금은 설렘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원은 경인중 3학년 시절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거리에서 친구와 투닥거리며 장난치고 있는데, 웬 아저씨가 와서 명함과 CD를 주면서 “(연예활동) 해 볼 생각 있냐”고 물었다. 윤하와 박화요비 등이 있는 현소속사 관계자였다. 김지원은 바로 어머니 손을 잡고 오디션장으로 달려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서너곡이나 불렀다. 춤도 췄다. 애초 연예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부모님은 반대였지만 “나한테 온 기회니까 잡고 싶다”고 했고, 오디션을 통과해 죽 연기와 노래, 춤 등을 훈련했다.
‘로맨틱 헤븐’은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남자(김수로)와 암 투병 중인 엄마의 마지막 희망을 찾아나서는 미미(김지원), 할아버지의 첫사랑을 만나게 된 청년(김동욱)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드라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