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은 ‘1박2일’ 오프닝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촬영하기 전날에는 술을 절대 먹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 3~4시간만 짬이 나도 청계산을 등반하는 등의 방법으로 몸을 만들어 놓는다.
리얼 버라이어티 ‘1박2일’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지역민과 마주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과 자주 마주치지 않으려면 기다리는 시간에 자신이 타고온 승합차 안에서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강호동은 요즘 전국 각지를 다니며 마주치는 할머니, 아저씨, 젊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있다고 가까운스태프에게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부쩍 예능에서의 진정성을 말한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강호동은 ‘1박2일’에서 강력한 ‘에너자이저’ 역할을 맡고 있다. ‘무릎팍도사’에서 ‘영원하라~’라며 양팔을번쩍 들며 소리를 지를 때는 혈압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든다. 얼마전 강호동에게 “너무 목소리가 큰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컨디션이 감당해낼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강호동의 강점은 가장 짧은 시간에 사람과 친밀한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화력에 있다.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박찬호 선수와 한두시간만에 형님 동생 하는 사이로 만드는 MC다.
강호동이 리얼 예능을 즐기는 단계로 접어들면서 미세한 그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1박2일’에서 강호동이 은지원과 팀을 이뤄 설악산 대청봉을 오를 때 힘들어하는 은지원을 다독거렸고, 중청 대피소에 도착했을 때는 보온병을 꺼내 뜨거운 녹차를 지원에게 먹였다.
큰 목소리와 거대한 덩치로 압도하는 강호동에게 미세함이 가미되면 그가 참가하는 리얼 예능에 어떤 작은 변화가 있을지 기대된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