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이 이전에 섭외했던 윤계상과 송창의도 리얼 버라이어티 경험이 전무했다. 제작진은 예능을 능숙하게 잘 하는 인물보다는 예능을 못해도 이미지 소모가 적어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고 본업에서 호감도가 형성된 인물을 더 원했던 것이다. 그런 인물이 각종 상황에서 풀어낼 스토리에 주목하려는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제작진은 요즘 웃음 중심으로 가느냐, 스토리 중심으로 가느냐에 고민에 빠질 때가 많다고 한다. 예능PD이기 때문에 웃기는 것을 놓치기 싫어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대중이 원하는 건 스토리인 것 같다고 말한다.(‘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신원호PD의 말) 그 스토리가 진정성을 갖추고 공감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요즘 리얼 버라이어티의 소통법이다.
엄태웅은 이미 드라마 ‘부활’ ‘마왕’ 등을 통해 마니아 팬들을 대거 거느리고 있으며 팬들로부터 ‘엄포스’라는 별명으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호감도를 갖춘 인물에게서 스토리를 끄집어내는 게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 유리하다.
엄태웅은 리얼 버라이어티 고수도 아닐 뿐더러 뛰어난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가 추구하는 진정성, 멤버 사이의 관계 등에서는 적어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기존 멤버 5명과도 친한 사이가 없는데, 오히려 이런 백지 상태가 더 낫다는 것이다.
한편, ‘1박2일’ 나영석PD는 지난 20일 “지난해 10월부터 엄태웅씨를 접촉해 삼고초려 끝에 새 멤버로 출연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면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한 연기로만 알려졌던 엄태웅 씨는 예능에 자주 출연하지 않아 이미지 소모가 적어 시청자분들이 그에 대한 매력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1974년생인 엄태웅의 합류로 ‘1박2일’은 6명 체제로 돼 OB팀(강호동-엄태웅-이수근)과 YB팀(김종민-은지원-이승기)의 단체 대결이 가능하게 됐다.
최근 드마마 ‘닥터쳄프’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출연했던 엄태웅은 오는 25일 ‘1박2일’ 첫 촬영에 나선다. ‘1박2일’은 김C의 자발적 하차에 이어 공익 근무를 마친 김종민이 투입됐지만 워낙 부진한 모습을 보인데다, MC몽이 병역기피를 위한 고의발치 의혹으로 갑자기 하차하면서 5인 임시 체제로 꾸려져왔다.
5인 체제에서는 단체로 팀을 나눠 복불복 등을 하기 어려워 다섯 멤버 개인 단위로 활약상을 펼쳐 체력 소모가 컸고, 나영석 PD 등 스태프까지 출연자 역할을 맡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다 이승기의 하차설이 터져 또 한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다. 제작진은 윤계상과 송창의 등 새 멤버를 찾았으나 불발됐다.
나영석PD는 “‘1박2일’이 MC몽의 갑작스런 하차후 몇달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시 6인 체제가 돼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