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고백조의 김광석의 노래는 중년은 물론 젊은이에게도 호소력 깊게 다가온다. 공연장에는 부자, 모자, 모녀끼리 온 관람객이 유독 많다.
15년 전인 1996년 1월 사망한 김광석은 주옥같은 노래와 80~90년대의 풋풋한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는 서정성만 제공하는 게 아니다. 진솔한 가사가 가진 진정성의 힘 외에도 감성이 부족한 전자음 일색의 후크송에서 느낄 수 없는 담담하고 애잔한 아날로그형 감성을 선사한다.
최근 포크음악의 가치와 의의를 다시 되새기는 다양한 이슈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한국 포크음악의 대표 가수 김광석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통기타와 하모니카만으로도 많은 사람의 가슴을 채워줬던 김광석의 노래는 세월이 갈수록 더욱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광석 추모콘서트는 김민기가 주축이 돼 학전소극장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을 중심으로 한 조촐한 소규모 가족형 추모 형태였다.
‘김광석 다시 부르기’로 바뀐 후에는 많은 가수가 참가하며 관객들도 크게 늘어나며 대형화하고 있다. 유리상자, 나무자전거, 이적, 바비킴, 동물원, 박학기, 한동준, 그리고 슈퍼스타 K2 출신의 장재인 등이 대거 출연하고 있다.
이 가수들의 좌장격인 박학기는 “가수들이 출연료로 차비 정도만 받아가지만 전국의 라이브 무대를 누비던 주름진 웃음의 김광석을 노래하고 그 마음을 나누는 열의만큼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