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에 있는 골프장 교육을 다녀왔다.
이 골프장은 1기 때 내가 교육을 맡았고, 그 엄청난 에너지에 아주 기분 좋은 느낌을 갖고 있는 골프장이다. 일체감이 무엇인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지만 맘을 먹으면 어떻게 한 덩어리가 되는지를 확실히 보여 주었던 골프장으로 기억된다.
또 다시 가보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1기생들, 물론 그들은 이제 캐디 조장으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반갑게 마음을 나누었다. 성장하고 발전하는 그네들의 깊어가는 눈빛에 보람도 느껴본다.
오전 교육을 끝내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갔다.
배식을 받고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맞은편에서 식사를 하던 남자직원의 눈에 뭔가 다른 기운이 감지되더니 그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어정쩡한 모습으로 일어난다. 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으로 몸을 돌려 보니 깔끔한 정장과 눈에 띄는 빨강 넥타이를 하신 지체 높아 보이시는 분이 오신다. 직감적으로 회장님으로 느껴졌다. 모두 인사를 했고 나도 인사를 함께했다.
회장님이 인사를 고루 받은 뒤 시선을 내 쪽으로 돌리는 순간 상무님께서 나에 대한 소개를 해주며 회장님에게 인사를 하게 하셨다.
강사로 왔고 오늘 교육을 한다는 말에 좋은 교육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씀으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그때 조장 중 1명이 “회장님, 세배 받으세요”라고 한다. “ 나 돈 없는데….” “회장님…그래도 세배 받으셔야 합니다.” “난 돈 없으면 세배 안 받는데….” “회장님! 외상도 괜찮습니다.”
그러더니 캐디 3명이 모여 회장님 식탁 옆의 넓은 식당 공간에 자리를 잡는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머문다. 진짜 할까? 나도 쳐다보았다. 몸을 모으고 자세를 잡더니 서서히 그네들의 세배가 빛이 난다.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어른을 향한 세배, 감동이고 이색적이었다. 세배를 받으신 그 골프장 회장님은 어떤 기분이셨을까?
어르신의 귀한 방문을 놓치지 않고 그 순간 어른에 대한 예우를 다하는 그네들을 보시면서 얼마나 맘이 흐뭇하셨을까 싶다. 멋지다, 참으로 멋지다.
상황을 고려하기보다는, 맘을 먼저 전달할 줄 아는 그네들의 모습에 프로의 모습을 살짝쿵 엿본 날이다. 긴 명절의 끝에서…. 여러분 올 한해도 복 많이 받으세요.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김영미 소장ㆍ현 중국 임페리얼스프링스골프장 교육 총책임자>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