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의 전작 ‘디 워’때부터 혹평으로 대립각을 세워온 문화평론가 진중권의 또 다른 독설은 오히려 흥행의 ‘약’이 된 모양새다. 이쯤되면 진중권은 ‘안티’를 가장한 “지능적 ‘심빠’(심형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팬)”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그게 아니라면 심형래와 진중권을 맞붙여 놓고야 직성이 풀리는 일부 인터넷 언론이 ‘라스트 갓파더’의 흥행과 인지도 상승에 단단히 한 몫했다.
심형래의 ‘라스트 갓파더’가 지난해 12월 29일 개봉해 9일까지 189만여명을 동원하며 2주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이 영화는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미국의 마피아 보스가 자신의 숨겨진 아들인 영구를 후계자로 지목하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슬랩스틱코미디로 담았다. ‘디 워’에 이은 심형래의 할리우드 도전 ‘2탄’ 격인 작품이다.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난 한 번 불량품을 판 가게에는 다시 들르지 않는 버릇이 있다”며 심형래의 신작을 보지 않겠다고 말해 네티즌들로 하여금 설왕설래하게 했다.
김윤진 박해일 주연의 ‘심장이 뛴다’와 차태현의 ‘헬로우 고스트’도 1위와 근소한 차로 흥행경쟁을 벌였다. 주말 관객점유율은 ‘라스트 갓파더’가 24.6%, ‘심장이 뛴다’가 21%, ‘헬로우 고스트’가 19.5%로 ‘3파전’양상으로 전개됐다. 지난해 12월 22일 개봉한 ‘헬로우 고스트’는 뒷심을 발휘하며 3주만에 226만명을 돌파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