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그는 대단했다. 만 23세의 나이에 와코비아 챔피언십과 AT&T내셔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이후 한 시즌 2승을 거둔 최연소 선수였다.
그 해 열린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도 세르히오 가르시오를 농락하며 미국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골프계는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신예선수의 탄생’이라며 찬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성적을 거뒀던 게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최근 그의 활약은 미미하다.
대신 프레지던츠컵 대회 도중 밤새워 폭음을 했다는 루머에 휩싸이며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제2의 타이거 우즈’가 아니라, ‘제2의 존 댈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바로 ‘라이언’ 앤서니 김(26)의 얘기다.
그 앤서니 김이 부활을 선언했다. 그는 야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우즈와 댈리 중 누구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인 후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고 답했다. 존 댈리 역시 25세 때인 1991년 PGA챔피언십을 제패했던 거물이다.
앤서니 김은 “둘 다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지만 난 우즈에 더 가깝지 않을까”라며 ”사람들은 내가 놀기만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난 많은 걸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앤서니 김은 최근들어 파티를 찾아다니는 횟수를 줄였고, 주위 사람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팬이나, 언론, 동료 선수들이 ‘앤서니 김은 골프에 별로 집중하지 않는다’고 여긴다는 걸 본인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매킬로이나, 카이머, 제이슨 데이 등 많은 젊은 선수들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나를 신경도 안쓴다”면서도 “내가 특별히 더 증명해야 할 건 없다. 나는 내가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앤서니 김은 앞으로 자신의 계획을 골프에 빗대 설명했다. “스윙을 시작해서 볼을 임팩트하고 나면 누구도 볼을 컨트롤할 수 없다. 샷을 하기 전에 모든 것을 컨트롤해야 한다. 앞으로 그렇게 해나갈 것이다.”
코스 밖에서의 자유분방한 생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충분히 경험한 앤서니 김이 2011년에는 빛나는 플레이로 골프팬들을 다시 놀라게 할지 자못 궁금하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