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北 이미지 활용 드문 일 아니다”
북한이 12축 24륜의 이동식발사대(TEL)를 처음 공개하며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전시용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시찰하면서 TEL 바퀴에 손을 얹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12축 24륜의 이동식발사대(TEL)를 처음 공개하며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전시용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시찰하는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TEL 바퀴에 손을 얹은 모습의 사진을 지난 8일 공개했다. 사진에 등장한 TEL의 바퀴는 12축 24륜으로 추정됐는데 이번에 처음 등장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형 TEL 공개에 대해 “북한의 역량과 관련한 특정 정보사항에 대해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여러분들이 알다시피 북한이 메시지를 내기 위해 언론 보도나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어 “지역 안보와 안정을 수호하고, 잠재적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한국, 일본을 포함한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이 우리의 주안점”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12축 TEL을 제작했다는 것은 기존 ICBM보다 더 크고 무거운 미사일을 싣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할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그러려면 기존 미사일을 개조해야 하고 돈과 자원이 들어가는데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북한이 이미 화성-17형과 화성-18형 등 ICBM 역량을 보유한 만큼 새로운 ICBM이나 이를 탑재할 TEL 개발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독일의 미사일전문가 로버트 슈머커 박사는 북한이 2015년 이후 20개 이상의 새로운 미사일 형태를 보여줬다고 지적한 뒤 “이것은 일반적인 개발 패턴이 아니다”면서 “일부 소스로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발사하고 바로 또 다른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발사하는 식인데, 결국 이것은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강한 지도자상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하면서 TEL이 움직이거나 미사일을 운반하기 전까지는 실제인지, 모형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이 바퀴 수가 늘어난 신형 TEL을 공개하면서 기존보다 길이가 늘어나 더 긴 사거리를 확보하거나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높이 새로운 ICBM을 개발 중일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선 이번에 공개된 TEL 차량 상부가 화성-18형 TEL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화성-18형의 길이나 중량을 늘린 개량형을 개발 중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전까지 북한의 TEL 가운데 바퀴가 가장 많았던 것은 길이 23m가량인 화성-17형을 싣는 TEL로 11축 22륜이었다. 길이 20m가량의 화성-18형의 경우 9축 18륜 TEL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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