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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모레퍼시픽이 ‘VIP 등급’ 없애는 이유
1020 겨냥 멤버십제도 전면개편
금액기준 낮추고 ‘피부 체험’ 혜택
고객 관리범위 확장해 수요 대응
아모레퍼시픽이 오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에서 운영하는 ‘뷰티 과학자의 집’전시관 내부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이 약 10년 만에 ‘VIP등급’을 없애고 멤버십 제도를 개편한다. 혜택 기준을 완화하고, 피부 관련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번 변화의 골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3일 기존 뷰티포인트 VIP회원에게 제도 운영 종료를 안내했다. 기존 제도에서는 12개월 구매 실적이 50만원 이상 회원에게 VIP등급을 적용, 웰컴 및 리워드 혜택 포인트를 제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의 VIP고객 비중은 전체 고객의 9% 수준이다. 기존 회원 대상 웰컴·리워드 포인트는 내년 1월15일 지급 후 종료된다.

이번 개편으로 내년 1월 1일부터는 혜택 지급 기준이 6개월(1~6월, 7~12월)로 줄고, 기준 구간을 달성할 때마다 즉시 포인트가 지급된다. 금액 기준도 기존 50만원에서 내려갈 예정이다. 여기에 피부 진단 컨설팅 등 뷰티체험 서비스가 신규 혜택으로 제공된다.

이같은 변화는 1020세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비력이 낮지만, 뷰티체험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이들에게 유인책이 될 수 있어서다. 최근 뷰티업계는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과 다이소 뷰티 등 인디 브랜드의 성장으로 화장품 첫 구매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올리브영 또한 올해 1월, 10대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 ‘올리브 Hi-TEEN 멤버스’를 만들어 이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1020세대를 겨냥한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자회사는 이전과 같은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로드숍 축소, 온라인 중소뷰티브랜드의 성장으로 이니스프리는 2016년부터 매출이 계속 줄고 있다. 올해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585억원, 261억원으로 각각 13%, 10% 감소했다.

해당 브랜드들은 경제 불황 속에서 가성비 높은 ‘로드샵 화장품’들로 손꼽히며 1020세대의 신규 고객 유입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다이소 뷰티의 성장 등 업계 변화로 위상이 달라졌다. 무신사와 올리브영까지 자체 브랜드를 내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해 대기업도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틱톡샵 등 글로벌 이커머스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기존에는 상위 VIP 등급 고객이 대상이었다면 신규 제도에서는 고객 전체 대상으로 관리 범위를 넓혀 혜택을 제공한다”면서 “고객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혜택 매력도를 강화해 멤버십의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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