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전기차·FSD 등 비전에 11%↑
韓 2차전지 반등 재료 작용 촉각
테슬라가 3분기 부진을 점쳤던 증권가의 전망을 보기 좋게 꺾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투자자들 앞에 나서서 저가형 전기차 모델과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 ‘사이버캡’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까지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국내 주요 2차전지주(株) 주가에도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7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0.60달러를 20%나 웃돈 수준이다.
마진율도 시장 예상치인 16.8%보다 3.1%포인트나 더 높은 19.8%를 기록했다. 1년 전(17.9%)보다도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21억6700만달러로 작년 동기(18억5300만달러)보다 1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54% 늘어난 27억17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 분기까지 이어졌던 4개 분기 연속 감소 행진을 끊어냈다.
투자자들의 환호가 더 커진 데는 머스크가 직접 나서서 향후 전기차 시장 전망과 ‘미래 먹거리’ 사업의 진행 과정과 향후 비전에 대해 이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내놓았다는 점이다.
머스크는 ‘저가형 신차’에 대해 “자율주행 기능까지 더한 3만달러 이하 차량을 내년 상반기 예정대로 출시할 것”이라며 “내년도 차량 인도량는 20~3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 ‘사이버캡’ 양산 시점이 오는 2026년이라며, “연간 200만대”라는 구체적인 생산 목표치를 제시했다. 내년엔 미국 텍사스·캘리포니아주에서 로보택시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내용도 전격 발표했다.
장중 1.98% 떨어진 213.65달러에 마감한 테슬라 주가는, 실적 발표와 어닝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1.7% 오른 238.70달러까지 치솟았다. 단번에 지난 10일 종가(238.77달러)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단기적인 테슬라 주가의 흐름엔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섹터 전반에 부는 훈풍이 국내 2차전지주 반등을 위한 긍정적 재료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슬라가 3분기 호실적 영향을 받으면서 24일 장 초반 국내 2차전지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3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1만2500원(3.10%) 오른 41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최대 3.97% 올랐다. LG화학(2.00%), 삼성SDI(1.81%), 포스코퓨처엠(1.91%), 엘앤에프(3.98%), 엔켐(1.15%) 등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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