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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가는 벌써 내년 주도주 찾기 분주
8월 기점 지수 헬스케어 ↑ 반도체↓
헬스케어 연초 대비 거래대금 증가
“美생물보안법 통과 시 주도주 가능”
반도체, AI 견조·中 D램 부상 위협

국내 증시가 8·9월 전 세계 폭락장 후 반등하지 못하는 여러 원인 중에는 주도주 부재가 꼽힌다. 올 상반기 증시를 이끈 종목인 반도체 분야가 최근 고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헬스케어 종목이 유력한 주도주 후보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사이클 지속 전망도 나와 반도체주가 재부상할 거란 견해도 맞선다.

24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거래대금 1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 분야, 2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이 속한 의약품 분야다. 전기전자는 6조2374억원으로 전체 29.75%를 차지했다. 이어 의약품은 8222억원으로 13.18%를 기록했다.

의약품주 반등은 반도체주 부진과 대비된다. 국내 반도체 종목들은 AI 밸류체인에 탑승하며 주도주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폭락장 이전인 7월 말까지 올해 주가 상승률이 각각 37.53%, 112%였다. 그러나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거품론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급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의약품주는 8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RX 300 헬스케어와 KRX 헬스케어 지수는 각각 9.16%, 8.36% 오르며 한국거래소가 분류하는 26개 지수 가운데 수익률 2,3위를 차지했다. KRX 반도체 지수는 수익률 꼴찌(-18.97%)를 기록했다.

의약품주는 미국 생물보안법에 따라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한 이 법이 시행되면 국내 위탁개발생산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거란 전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헬스케어는 미국 헬스케어와 상관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성장 모멘텀까지 갖췄다”며 “미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국내 바이오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의 매출성장률은 연평균 12%, 환원 증가율은 15% 수준이다. 매출과 환원이 증가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자본 조달비용이 높아 금리인하기에 수혜주 기대감도 있다.

반도체주를 둘러싼 업황에는 먹구름이 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용량이 급증하면서 업황 회복에 위협이란 분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반도체 웨이퍼 기준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D램 생산용량 비중은 2022년 4%에서 올해 11%로 늘었다. 아직은 구식 칩 위주 생산이지만 경쟁자의 부상으로 수익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박 연구원은 “2025년 반도체는 경쟁의 증가와 업황의 둔화를 견뎌내야 할 것”이라며 “반도체의 비중축소는 내년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전략이다”고 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과 PC 등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제품 수요 부진 전망이 나온다. 중국을 비롯한 스마트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이 연말까지 강한 재고조정을 목표로 삼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난달 말 10개 이상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를 제시했고, 맥쿼리도 삼성전자 목표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절반가량 낮췄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AI가 보여줄 수 있는 혁명적인 발전은 일단락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이제부터는 기존 서버 위주보다는 제품화 사이클로 가야되는데 국내 기업들이 어떤 차별화 제품을 내놓을지 관건”이라고 봤다.

반도체 사이클을 이끈 AI가 견조해 반도체 매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락 사이클을 만들었던 AI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하는 논리들이 빈약하며 사실상 올해보다 내년에 더 가파른 기울기로 AI 및 HBM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주요 종합반도체기업(IDM)의 주가 배수는 바닥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고 대부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도 약세장의 평균적인 하락률인 35% 이상 조정이 진행된 바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에 대해 저점 매수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중국 증시 활력에 따른 여파도 고려될 요인이다. 중국정부의 금리인하와 재정정책 확장은 소비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유동성 확장 이후 평균 5개월 후에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상승한다”며 “2025년 상반기는 미국 ISM제조업 재고순환지수와 중국 CPI 반등을, 하반기는 미국 산업생산과 중국 PPI반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내년 1분기 주도 업종은 ▷반도체 ▷화학 ▷에너지 ▷하드웨어를 꼽았다. 2분기는 ▷제약·바이오 ▷화학 ▷소프트웨어로 전망했다. 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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