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도쿄 총리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지난 1일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 지지율이 전달 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보다는 크게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역대 정권 출범 직후와 비교하면 낮은 편으로, 이달 중의원 선거를 치룰 경우 강한 순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내각 출범을 계기로 지난 1∼2일 18세 이상 유권자 1095명(이하 유효 응답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51%였다고 3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13∼15일 진행된 조사에서 집계된 기시다 내각 지지율 25%보다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역대 새 정부 출범 직후 지지율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특히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2009년 이후 15년 동안 새로운 내각이 발족했을 당시 지지율 중 최저다. 2009년 9월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 지지율이 75%였고 2020년 9월 스가 요시히데 내각 지지율은 74%였다. 기시다 정권이 출범했을 당시인 2021년 10월 내각 지지율도 56%로 이번 조사보다 5%포인트 높았다.

이시바 시게루(67) 일본 자민당 총재(맨 아랫줄 가운데)가 1일 총리로 선출됐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각각 과반 표를 얻어 제102대 총리직에 올랐다. [EPA]

이시바 총리가 단행한 각료, 집권 자민당 간부 인사에 대해서는 43%가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5%였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한 추천인 국회의원 20명 중 6명을 각료로 등용했고, 여성은 직전 내각보다 3명 적은 2명만 기용했다. 또 40대 각료도 없어서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이 전달보다 7%포인트 오른 38%로 1위였다. 이어 입헌민주당 7%, 일본유신회·공명당 각 3% 순이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는 40%였다. 또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 중심 정권 지속’을 바라는 응답자는 53%였고, ‘야당 중심 정권 교체’를 희망한다는 응답자는 29%였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9일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고 이달 27일에 총선거를 치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한일관계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당선됐다. [AP]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TV도쿄와 함께 이달 1∼2일 18세 이상 7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51%로 요미우리 결과와 동일했다.

닛케이 역시 여론조사에 현행 방식을 도입한 2002년 이후를 기준으로 정권 출범 직후 지지율이 역대 최저라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 인사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44%로 요미우리와 비슷했다. ‘평가한다’는 응답자는 32%였다.

이시바 총리의 조기 총선 승부수에 대해서는 44%가 ‘적절하다’, 45%가 ‘적절하지 않다’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 41%, 입헌민주당 11%, 일본유신회 5% 순이었다.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이 같은 기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각각 50.7%, 46%였다. 이 수치도 역대 정권 출범 직후 내각 지지율과 견주면 낮은 편이다.

요미우리는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50%를 넘어 정부와 여당이 일단 안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역대 정권 초기와 비교해 지지율이 낮아 중의원 선거에서 강한 순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당내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어 총선에서 분명한 기준 없이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을 공천하거나 각료들이 실언하면 여론 비판을 초래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