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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자 전쟁’ 벗어나 직접 공격...중동 ‘뉴노멀’ 우려 확산
네타냐후 “이란 큰 실수, 대가 치를것” 경고
이란 180발 쐈지만 “추가보복 없으면 종료”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겨냥 우려 목소리도
1일(현지시간)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시민이 방공호로 대피하고 있다. 이날 이란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의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의 본토와 점령지에 탄도미사일 180여발을 발사했다. [로이터]

이스라엘이 지난달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공격하고, 이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180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동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그동안 주로 ‘그림자 전쟁’을 벌여 온 양국이 직접 공격에 나서면서 이러한 방식이 중동의 ‘뉴노멀(새로운 질서)’이 될지 우려를 낳는다.

미국을 ‘뒷배’로 둔 이스라엘과 중동 ‘저항의 축’ 맹주인 이란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중동 전체의 지형을 형성해 왔다. 양측은 직접 전쟁은 피하면서 물밑 공격을 이어왔는데, 이란의 경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예멘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을 통해 공격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암살했고 이란은 1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약 180발 발사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지난 4월 13∼14일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미사일 발사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폭사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을 경고하며 중동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회의를 시작하면서 “이란이 오늘 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넘어 역내 친이란 세력들에게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우리는 우리를 공격하는 자는 누구든 공격한다는 우리가 세운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 이것은 ‘악의 축’과 싸우는 곳이라면 어디든 해당한다”며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친이란 정부가 통치하는 시리아, 친이란 반군이 있는 예멘, 이란을 거명했다.

공이 이스라엘로 넘어간 가운데, 향후 전쟁이 확대될 경우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겨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널리 우려되는 중동 지역 분쟁이 촉발됐다는 신호”라며 “중동에서의 자제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사상자는 없었지만 도시가 표적이 됐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의 대응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는 훨씬 더 포괄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적에는 이란의 핵 시설이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공격을 개시함에 따라 이스라엘의 다음 조치가 전쟁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 “이번에 검토되고 있는, 4월 공격 때보다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으로서는 직접 공격에 나서긴 했지만 확전은 달갑지 않은 딜레마에 빠졌다. 그림자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선이었던 레바논이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초토화된데다, 자국의 군사력도 이스라엘에 밀리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이란은 열세에 놓여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 ‘자기 방어권’ 행사라고 주장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아락치 장관은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정권이 추가 보복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 조치는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도 이스라엘에서는 2명만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 밤 이란이 또다시 수백발의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는데 이 공격은 실패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첨단인 이스라엘의 방공체계 덕분에 그 공격은 저지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란은 제재와 정치적 고립으로 인해 외국 군사 기술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고, 미사일과 드론을 포함한 자체 무기를 개발하게 됐다. 기술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이스라엘의 상당한 방공망을 뚫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진단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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