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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3개 맞았는데 눈 멀고 온몸에 멍…무슨 일?
희귀 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한 20대 여성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갔다가 백신 3가지를 한꺼번에 맞고 끔찍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데일리메일]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희귀 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한 20대 여성이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다가 백신 3가지를 한꺼번에 맞고 끔찍한 부작용에 시달린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월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진단을 받은 알렉시스 로렌체(23)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백신을 맞고 온몸에 멍이 생기는 증상을 경험했다고 뉴욕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PNH는 체내 면역 체계가 자신의 적혈구를 공격하는 질환으로 100만명 중 1명에게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세포막을 구성하는 단백 성분 생성에 관여하는 X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약 백만 명 중 한 명에게 발병하며 주로 20~30대 성인에게서 나타난다.

로렌제는 혈액을 보충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UCI 메티컬 센터에 수혈을 받으러 갔다. 병원에서는 파상품, 폐렴, 뇌수막염 백신을 한꺼번에 접종하지 않으면 수혈을 해줄 수 없다고 로렌츠에게 통보했다.

그는 백신을 맞은 후 10분 만에 양쪽 눈의 시력이 어두워지고 구토를 하기 시작했으며, 피부 아래 출혈이 일어나 얼굴도 붓기 시작했다. 어릴 때 이후로 백신을 맞은 적이 없던 로렌제는 이번 사례로 미국 보건자원 및 서비스청의 대책 부상 보상 프로그램(CICP) 백신 부상 사례를 보고한 1만4000여명의 미국인 중 한 명이 됐다.

일부 의료진은 여러 백신을 한꺼번에 투여할 경우, 특히 PNH와 같은 자가면역 질환 환자의 경우 면역 반응이 높아,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백신 자체의 성분이 로렌제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유발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로렌제의 희귀 질환은 아직 제대로 치료되지 않은 상태였고,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백신은 PNH 환자에게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로렌제가 겪은 사이토카인 폭풍(cytoine storm)이라고 불리는 극도의 면역 과잉 반응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체가 건강한 장기를 공격하고 해당 장기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영구적인 장기 손상,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이 운영하는 리뷰 플랫폼 ‘포춘 추천 건강’의 라지 다스굽타 박사는 “건강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백신을 함께 맞는 것은 안전할 수 있지만 로렌제의 경우 면역 반응이 과도해져 합병증을 유발했을 수 있다”며 “환자의 면역 체계를 과부하시키지 않기 위해 간격을 두고 백신을 접종하고 악화되는 증상을 주의 깊에 모니터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로렌제가 방문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왜 3가지 백신을 한꺼번에 접종하라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수막염이나 폐렴 백신은 PNH 표준 치료법인 보체 억제제 투여를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면역 반응을 차단함으로써 신체 조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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