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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경제둔화 여파로 과학계도 흔들…“정부 기강잡기에 ‘스타 학자’도 적발”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중국이 경제 둔화와 재정난 속에 연구 부정행위 단속 대상에 정부 재정 지원을 받은 '스타 과학자'까지 포함하며 연구자들의 '기강'을 잡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과학기술부는 국가 보조 연구 프로그램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과학자 6명을 적발했다.

여기에는 올해 5월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간암 환자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세계적 이목을 끈 쑨베이청(54) 안후이의과대 제1부속병원 원장(교수)이 포함됐다.

쑨 교수는 간담췌 분야 전문의이자 중국 선도 생명과학 분야 연구자로 주목받았다. 일찍이 교육부 선정 '창장(양쯔강) 학자 특별 초빙 교수'가 됐고, 2012년에는 국가자연과학기금의 '걸출한 청년 기금'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쑨 교수가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동부 장쑤성 난징대학 부속 구러우병원 부원장으로 있던 2021년 국고 보조금을 신청하면서 심사자들에게 로비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쑨 교수에게 향후 7년간 국가 지원 연구 프로젝트 참여를 금지하고, 쑨 교수로부터 청탁받았거나 그의 비위를 보고하지 않은 연구자 5명에 대해서도 5년의 금지 처분을 부과했다.

과학기술부는 또 국가기금 연구 제안서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표절한 사례 등 네 건도 함께 적발해 연구자 실명을 공개했다.

SCMP는 중국에서 연구 부정행위가 고질적인 문제였으나 최근 군부를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반(反)부패 움직임과 경제 둔화 속에 연구 프로젝트에 쓸 정부 재정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당국 인식이 표면화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중단기 정책 방향을 설정한 지난 7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폐막 이튿날 "외부의 억압과 봉쇄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기초 연구 지원을 강화하겠다면서도 "연구 부정을 엄격하게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과학자 옥죄기'를 예고한 바 있다.

쩡랴오위안 중국 전자과학기술대학 교수는 이번 3중전회 결과가 실질적인 혁신을 이뤄내려는 최고 지도부의 "절박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이 지난 10년간 6900억위안(약 128조원)의 현금을 쏟아부었지만 몇몇 '국가적 챔피언 기업'을 탄생시켰을 뿐, 중국은 여전히 미국의 반도체 및 제조 장비 제한으로 타격을 당하고 있고 중국 업계는 부패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재정부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투자 목표를 작년보다 10% 늘린 3708억위안(약 68조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목표만 놓고 보면 작년 2%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이지만, 올해 상반기 중국 재정 수입이 2.8% 줄고 과학·기술 분야 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1.4% 감소하는 등 실현 가능성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중국은 20·30·50년짜리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해 마련한 재원 중 일부를 과학·기술 중점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CMP는 복수의 연구자를 인용해 “그간 주요 연구비 원천이던 군으로부터 예산을 받아내는 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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