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업가 노자키 고스케(왼쪽)와 그의 55세 연하 아내 스도 사키. [NHK]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녀와 성관계 하기 위해 돈을 번다"고 주장한 일본의 사업가 노자키 고스케(당시 77세) 사망 사건을 둘러싼 재판이 지난 12일 열렸다. 노자키는 재력을 앞세운 복잡한 여성관계로 유명해 중세 유럽 전설의 바람둥이였던 '돈 후안'으로 불렸다. 자서전 ‘기슈(紀州)의 돈 후안, 미녀 4000명에게 30억엔(약 282억원)을 바친 남자’ 등으로 자신의 여성 편력을 과시해왔다. 하지만 55세 연하 아내와 결혼한 뒤 석달 만에 돌연 사망했고, 아내는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5월 급성 각성제 중독으로 사망한 사업가 노자키 고스케 관련 첫 공판에서 살인 혐의를 받는 전처 스도 사키(28)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스도에 대해 "각성제를 사용한 완전 범죄를 꾀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스도는 노자키 사망 약 2개월 전부터 인터넷에 ‘완전 범죄 약물’, ‘각성제 과잉 섭취’ 등의 키워드를 검색했고, 사망 한달 전에는 밀매 사이트를 통해 치사량이 넘는 각성제를 주문했다.
검찰은 스도가 재산을 목적으로 노자키와 결혼한 뒤 막대한 유산을 얻기 위해 치사량의 각성제로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노자키의 유산은 약 15억엔(약 141억)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노자키 사망 추정 시각에 그와 함께 있던 사람은 스도뿐이었으므로 충분한 범행 기회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도는 이날 "저는 사장님(노자키)을 죽이지 않았고, 각성제를 섭취하도록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스도 측 변호인은 "스도가 치사량의 각성제를 노자키에게 먹일 수 있었는지, 노자키가 스스로 각성제를 마시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수사가 제대로 됐는지 검찰 측이 입증할 수 있는지 판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러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스도의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가 없다면 무죄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자키 고스케는 지난 2018년 55세 연하 여성과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돌연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로부터 3년 뒤 노자키의 아내 스도 사키가 남편 노자키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2018년 사건 당시 아내 스도와 가정부가 침실 소파에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노자키를 발견해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택 주변에는 여러 대의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사망 당일 저녁부터 노자키가 숨진 채 발견된 시각까지 출입한 이들이 확인되지 않았다. 노자키의 몸에는 눈에 띄는 외상이 없었고 부검 결과 각성제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했지만, 2021년 4월28일 노자키를 살해한 혐의(살인·각성제 단속법 위반)로 스도를 체포했다.
노자키는 생전 스스로 '기슈의 돈 후안'이라고 말할 정도로 소문난 바람둥이였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내 욕망은 성욕 뿐이다. 돈을 버는 것은 미녀와 성관계를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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