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자 지구 근처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서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가자 전쟁의 휴전안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에서 최근 추가한 조건을 배제하면 즉각 휴전에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선언을 바탕으로 즉각 휴전 합의를 실행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언급한 '바이든 대통령의 선언'이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말에 이스라엘 측에서 제시했다고 공개한 '3단계 휴전안'을 말한다.
미국은 이 휴전안을 바탕으로 카타르 및 이집트와 함께 휴전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왔고, 휴전안에 담긴 내용 중 90% 수준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에 있는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의 이스라엘군 병력 유지 문제와 6주간의 1차 휴전 기간 교환할 인질 및 수감자 수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근에 제시한 휴전 후 필라델피 회랑의 병력 유지 문제는 하마스는 물론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과 인질 가족들로부터 휴전 합의를 방해하기 위한 방해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필라델피 회랑이 하마스의 무기 밀수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이곳에 병력을 유지해야만 하마스의 재무장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마스의 이날 성명은 이런 네타냐후 측의 필라델피 회랑 병력 유지 주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이어 고위 관리인 칼릴 알하야가 이끄는 휴전 협상팀이 최근 도하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 중재국 대표들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은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대의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적대행위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번 논의의 구체적인 결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3천여명의 무장대원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1천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하마스의 선제공격에 허를 찔린 이스라엘은 곧바로 전쟁을 선포하고 가자지구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지상전에 돌입했다.
340일을 넘긴 전쟁으로 그동안 가자지구에서 4만1천여명이 죽고 9만5천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연정은 하마스 해체, 인질 구출, 가자 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등 스스로 설정한 전쟁 목표를 모두 이룰 때까지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에 끌려갔던 인질 가운데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1주일간의 휴전 기간에 풀려났다. 또 일부 인질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작전을 통해 풀려났다.
그러나 돌아오지 못한 인질 중 일부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는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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