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경기가 열리는 파리라데팡스 수영장 미디어 식당에서 23일(현지시간) 제공한 채식 뷔페 메뉴. [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을 관통하는 슬로건은 ‘친환경’ 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사상 최고 수준의 ‘저탄소·친환경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 역시 과거 대회들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가량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친환경 기조에 따라 이번 올림픽에서 제외되는 ‘3無’를 정리했다.
①NO 에어컨…자연 냉각으로 7도 낮춘다=이번 올림픽 선수촌에는 에어컨이 없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가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실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해서다. 건물의 크기를 서로 다르게 시공하고 공기 순환을 촉진하도록 건물 배치를 해서 ‘자연 냉각’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이런 설계 덕분에 내부 온도를 바깥보다 섭씨 6~7도 가량 낮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에어컨이 없이는 선수들이 기록적 폭염에 고스란히 노출돼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단 우려가 불거졌다. 대한체육회는 우리 선수단을 위해 냉풍기 총 89대를 확보해 방마다 비치했다. 선수단의 요청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이동식 에어컨도 26대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촌 방안 가구에는 친환경 특수 냉매제를 활용한 쿨링 재킷도 있다.
23일(현지시간) 파리 생드니에 위치한 2024 파리 올림픽 선수촌 내 한국대표팀 숙소가 공개됐다. 선수촌에는 실내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놓여져 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이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별도로 냉풍기를 공수해 각 방에 비치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연합] |
②NO 신축…경기장 95% 재활용=조직위는 새로 짓는 경기장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여 파리 대회 개최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 개최비는 88억달러(약 12조1700여억원)로 직전 도쿄 올림픽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파리 올림픽에서 사용하는 경기장 35개 중 신축은 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거나 관광 명소에 임시 경기장을 설치한다. 비치발리볼 경기는 에펠탑이 보이는 마르스 광장, 양궁 경기와 마라톤·사이클 경기 도로는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 펜싱·태권도는 파리 만국박람회가 열렸던 그랑팔레, 승마·근대 5종은 베르사유 궁전 등에서 진행된다. 이번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크 댄스와 3대3 농구, 스케이트보드 등의 종목은 샹젤리제 거리와 튀를리 정원 사이 콩코르드 광장에서, 축구 경기는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마르세유 경기장 등에서 열린다.
나아가 임시 경기장과 신축 경기장은 재사용·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자재을 활용해 지었다. 조직위는 “이번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경기장의 약 95%는 기존 건물이거나 임시 건물”이라며 “선수촌 등 어쩔 수 없이 새로 짓는 건물엔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3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공원에 국기들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 |
③NO 아보카도…해외 수입에 탄소 대량 발생=선수들 식단도 친환경으로 바뀌면서 올림픽 기간 동안 아보카도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조직위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 내에서 난 식재료를 80% 이상 사용하기로 했는데, 아보카도는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품목이기에 ‘탄소 발자국’이 남는다.
아보카도를 재배할 때 물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런 아보카도의 생산·유통 과정은 프랑스 정부가 추구하는 이번 대회의 친환경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an@heraldcorp.com